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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상식 더하기] 연령들은 모두 천국에 간다? 2026-10-27

11월 위령 성월이면 많은 본당에서 연도를 바치곤 합니다. 보통 연도를 바칠 때는 고인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합니다. 그런데 특정 고인이 아니라 돌아가신 모든 신자를 기억하며 기도할 때면, 고인의 이름 자리에 ‘연령’을 넣어 기도합니다. 연령은 ‘연옥에서 단련 받고 있는 영혼’을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간직하고 죽으면 예수님과 함께 영원히 살게 되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바로 천국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그러나 ‘하늘의 기쁨으로 들어가기에 필요한 거룩함을 얻으려면 죽은 다음에 정화를 거쳐야’ 합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030항) 이 정화를 거치는 상태가 연옥입니다. 미처 죄 사함을 받지 못한 소죄들 그리고 고해성사를 통해 용서받았지만 그 죄로 남아 있는 잠벌(暫罰)을 정화한 후에 천국에 이른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정화가 끝나면 자연히 천국에 이를 텐데 왜 산 사람들의 기도가 필요한 걸까요?

비록 지옥처럼 “영원한 불”(마태 25,41)은 아니지만, 교회 전승에 따르면 연옥의 정화는 불로 단련하는 것에 비유됩니다. 그레고리오 성인은 「대화집」에서 “성령을 거슬러 말하는 자는 현세에서도 내세에서도 용서받지 못할 것(마태 12,32)이라고 진리이신 분께서 말씀하신 것으로 보아, 가벼운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은 심판하기 전에 정화하는 불이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작은 불에 화상을 입는 것도 고통스러운 일인데, 불로 단련하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짐작도 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연옥에서는 하느님을 뵐 수가 없습니다. 죄와 죄의 흔적(잠벌)은 우리가 하느님과 예수님을 친밀하게 만나는 데 장애가 되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사랑하는 하느님을 직접 뵙지 못하는 상태 자체가 영혼에게 큰 고통이라고 설명합니다. 

지상에 있는 우리는 우리 자신의 죄와 벌을 씻어내기 위해 희생이나 보속을 할 수 있고, 또 대사를 얻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죽은 이들은 이것이 어렵습니다. 죽음은 ‘자신의 궁극적 운명을 결정하라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자비의 시간의 끝’(「가톨릭 교회 교리서」 1013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초대 교회 때부터 교회는 ‘죽은 이들을 위하여 그들이 죄에서 벗어나도록 기도한다는 것은 거룩하고 유익’하다고 생각했고, ‘죽은 이들을 위하여 대리 기도를’ 바쳤습니다.(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회헌장」 50항) 예수님 안에서 모든 성인의 공로가 통하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위령 성월의 시작인 11월 1일부터 8일 사이에 묘지를 방문해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거나, 11월 2일 위령의 날에 성당이나 경당을 방문해 주님의 기도와 신경을 바치면 연옥의 영혼들에게 양도할 수 있는 전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연옥 영혼의 단련 기간을 줄일 수 있지요. 올해 위령 성월에는 전대사를 받아, 돌아가신 분들에게 선물하면 어떨까요? 분명 그분들도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실 것입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가톨릭신문 2026-10-27 오후 4:52:46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