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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TH] “날자, 다시 날아 보자” 캔버스에 수놓은 청년들의 희망 날개 | 2026-07-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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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친구들에게 내가 그림을 그렸고 전시회를 열었다고 알렸던 순간 가장 울컥했어요.”
중장년층 고독사 예방 현장… 경종 울린 건 뜻밖에 ‘청년들’ 청년비상은 복지관이 서울 광진구 내 1인 가구 청년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관계망 형성 사업이다. 청년들이 고립되지 않고 미술과 독서 등 공동의 관심사로 연결되며 자기표현과 성장의 기회를 얻도록 돕는다. 복지관이 청년들의 고립에 주목한 것은 2020년. 당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고독사 예방 사업을 수행하고 있었는데, 그해 10월 무렵부터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청년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광진구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고, 이들을 지원할 제도적 자원도 충분하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는 상황을 더욱 어렵게 했다. 취업 문은 좁아졌고 아르바이트 자리도 줄었다. 경제적 어려움은 외부 활동 중단으로 이어졌고, 고시원이나 반지하방에서 홀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며 우울과 고립감도 깊어졌다. 일회성 지원을 넘어 청년들에게 안전한 정서적 관계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표류하던 샛별 모여 수놓은 캔버스 위 ‘우주’ 중곡종합사회복지관이 청년들을 동반하는 매개로 주목한 것은 미술이었다. 고립과 우울을 경험한 청년일수록 자신의 상처를 말로 꺼내는 데 큰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언어 대신 색과 선으로 내면을 표현하는 미술은 안전하고 자연스러운 분출구가 됐다. 미술에는 정답이 없다. 청년들은 세상의 평가에서 잠시 벗어나 각자의 시선이 있는 그대로 존중받는 경험을 했다. ‘왜 이 색을 골랐는지’ 묻는 작은 관심에서 대화가 시작됐고, 서로의 생각과 삶을 조건 없이 나누는 관계가 조금씩 맺어졌다. 실무자들이 발견한 가장 큰 변화도 관계 안에서 일상과 공동체 감각을 회복하는 모습이었다. 참여자들은 활동이 끝난 뒤에도 함께 동네를 산책하거나 식사를 나눴고, 복지관 행사와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 동아리에서 시작된 인연이 실제 삶의 영역으로 넓어진 것이다. 2024년 참여자인 한 청년은 청년비상을 자신에게 ‘병원’ 같은 공간이었다고 말했다. 우울증으로 퇴사한 뒤 집에서 고립된 채 지내며 기초적인 일상생활도 어려웠던 그는 청년비상에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며 “이 시간만큼은 외롭지도 힘들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한 번 만나고 끝나는 일회성 강좌가 아니라 익숙한 얼굴들을 반복해서 만날 수 있었던 점이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고 전했다. 직장 때문에 연고 없는 광진구에 온 최혜인(30) 씨에게도 청년비상은 ‘한 달 중 가장 기다리는 시간, 마음이 탁 풀리는 자유의 공간’이다. 최 씨는 “예산에 맞춰 구한 거주 공간이 쾌적하지만은 않아 집에만 있었다면 크게 우울했을 것 같다”며 “청년비상 덕분에 밖으로 나올 계기가 생겼고, 지역 안에서 마음 맞는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말 전시회는 청년들에게 성취감을 심어주는 중요한 과정이다. 최 씨는 “전시장 벽면에 제 그림이 걸리고 관람객들이 진지하게 감상하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며 “작품 구매 의사를 밝힌 관람객을 만났을 때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그림에 몰입하는 동안 불안과 걱정을 잠시 내려놓는 것이 전부일 줄 알았는데, 저도 몰랐던 가능성을 발견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지친 날개 잠시 접고 쉴 부담 없는 안식처를 실무자들은 청년들이 무리 없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세심하게 돕고 있다. 가장 어려운 점은 청년들의 불안정한 생활 리듬과 참여를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직장 생활이나 취업 준비를 병행하다 보면 야근과 체력 저하로 결석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많다. 실무자들은 이를 단순 결석으로 보지 않고, 다음 활동에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안부를 묻고 챙긴다. ‘꼭 참여해야 한다’는 부담보다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다. 관계를 맺는 속도도 청년마다 다르다. 복지관은 대화를 강요하지 않고 기다린다. 전시 준비 과정에서도 작품 주제와 제목, 공간 배치 등은 청년들이 직접 결정하도록 한다. 실무자는 대관과 물품 준비 등의 지원에만 집중한다. 청년들을 활동의 주체로 세우려는 배려다. 한은경(스텔라) 관장은 “청년비상이 가톨릭 사회복지 기관의 고유 가치인 카리타스(Caritas)를 바탕으로 이 시대 청년들의 위기에 응답하는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청년을 단순히 도움이 필요한 대상으로만 보지 않는다”며 “모든 사람을 하느님의 모상으로 지어진 존엄한 존재로 바라보고, 청년 한 사람 한 사람도 저마다 빛나는 가능성을 지닌 주체라고 믿는 것이 카리타스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한 관장은 “청년비상은 물질적 지원을 넘어 사랑으로 한 사람의 존재를 살리는 일”이라며 “청년들이 고립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복지관은 계속 곁을 내어주겠다”고 밝혔다. 격주 수요일 오후 7~9시, 토요일 오후 1~3시 운영되는 청년비상은 오는 12월 지역 주민과 만나는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청년비상은 미술동아리뿐 아니라 매월 책을 매개로 생각과 일상을 나누는 청년 독서모임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중곡종합사회복지관은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위치한 지역사회복지기관으로, 아동·청소년, 청년, 노인, 1인 가구 등 지역 주민의 삶을 가까이에서 동반하고 있다. 식생활 지원과 사례 관리, 주민 관계망 형성, 문화·여가 활동을 비롯해, 물질적 지원을 넘어 관계 회복과 정서적 안전망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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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신문 2026-07-01 오전 8:52:00 일 발행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