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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송 작전?’…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로 보는 대중문화 속 신앙의 언어 2026-05-04

최근 SF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관객 수 250만 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평범한 과학교사가 ‘종말 위기의 지구를 구하라’는 임무를 받아 고군분투하는 여정을 그린다. 지구와 인류를 살릴 마지막 희망이 된 주인공은 우주로 떠나고, 뜻밖의 동료를 만나 함께 최후의 임무를 수행한다.


영화의 제목 ‘헤일메리’를 단순한 작전명으로 알기 쉽지만, 이는 ‘성모송’을 뜻한다. 성모송이 라틴어로 ‘아베 마리아’(Ave Maria)라면, 영어로는 ‘헤일메리’(Hail Mary)다. 성모송이 영화 제목이 된 이유는 미국의 인기 스포츠 미식축구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마지막 순간 던지는 장거리 패스’를 가리키는 ‘헤일메리 패스’다.


1975년 12월 28일 미국프로풋볼(NFL) 플레이오프전, 상대팀에게 4점 차로 뒤지고 있던 댈러스 카우보이스 소속 쿼터백 로저 스타우바흐는 경기 종료 직전 전방으로 힘껏 공을 던졌다. 그의 패스를 받은 동료 선수는 터치다운으로 16-14 역전에 성공했고, 이어진 추가 득점까지 성공하며 팀은 17-14로 승리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스타우바흐는 경기 종료 후 기자들에게 “성모송을 바치는 심정으로 패스했다”고 설명했다. 절박한 상황에서 기적적인 희망을 바라며 최후의 승부수로 던진 패스는 이후 대중문화의 한 언어로 자리 잡게 됐다.


이처럼 우리가 흔히 즐기는 대중문화에는 신앙의 언어가 숨겨진 경우가 많다. 많은 작곡가가 음악으로 남긴 <아베 마리아>는 다양한 영화, 드라마 등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된다. 특히 2022년 개봉해 전 세계에서 7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낸 영화 <더 배트맨>은 그 대표 사례다.


영화에서는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가 악당의 심리를 대변하는 모티프 음악으로 반복된다. 이 곡은 본래 전례용으로 작곡된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 성모송의 라틴어 가사와 결합해 널리 불린다. 성모 마리아를 향한 기도는 영화 속에서 불안의 선율로 변주되고, 왜곡된 심판 의식을 드러내는 장치가 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구단 ‘샌디에이고 파드리스’(Padres)는 지역의 가톨릭 선교 역사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1769년 프란치스코회 신부 후니페로 세라는 현재 샌디에이고 지역에 캘리포니아 첫 선교지를 세웠다. 이 선교지는 스페인 알칼라의 성 디에고를 주보성인으로 삼았고, 훗날 샌디에이고라는 도시 이름의 배경이 됐다.


또한 ‘Padre’는 스페인어로 아버지 또는 신부, 수도자를 의미한다. 구단명 자체가 캘리포니아 첫 선교지를 세운 프란치스코회 신부들의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구단 마스코트 역시 야구 배트를 휘두르는 수도자 모습을 띠고 있다.


한국 드라마에서는 성당이 신앙의 공간을 넘어 ‘거룩하고 특별한 순간’의 배경으로 등장한다. 2025년 화제작 <폭싹 속았수다>에서는 주인공이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모습이 방영됐다.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와 긴 회랑, 제대가 만들어내는 시각적 이미지는 전례 공간인 성당을 순백의 결혼식과 인생의 전환점을 드러내는 상징적 장소로 만들었다.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
[가톨릭신문 2026-05-04 오후 4:32:11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