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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상식 더하기] 예수님의 나이는 33살이다? 2026-05-04

성당에 가면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을 만납니다. 문득 ‘저기 계신 예수님은 몇 살이실까?’ 하는 궁금증이 듭니다. 수난·부활·승천이 모두 같은 해의 일이니 십자가 위 예수님의 나이는 예수님께서 지상에 계셨던 햇수기도 합니다. 흔히 그 햇수를 33년이라고들 합니다.


‘33살’이라는 추정은 복음서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루카 복음사가에 따르면 “예수님께서는 서른 살쯤에 활동을 시작”(루카 3,23)하셨다고 합니다. 여기에 예수님의 공생활 기간을 더해 33이라는 햇수가 나오는 것이지요.


그런데 성경에는 공생활의 ‘기간’이 언급되지 않습니다. 다만 예수님이 공생활을 시작하시고 세 번의 파스카 축제(요한 2,13; 6,4; 13,1)가 있었다는 요한복음서의 기록을 보고 2~3년가량으로 짐작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정확히 33년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일단 서른 살‘쯤’이라는 표현에서부터 명확하지 않고, 공생활 기간도 추측이기 때문이지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계산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요한 복음사가는 예수님의 수난일이 “파스카 축제 준비일”(요한 19,14)이었고, 그다음 날이 “안식일”(요한 19,31), 곧 토요일이었다고 말하는데요. 본시오 빌라도가 유다 지역에 파견된 서기 26~38년 사이에 이 조건에 맞는 해는 서기 30년과 33년 두 번입니다.


서기 33년이면 예수님 나이 33살이 딱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사실 ‘서기’를 만들 당시 계산이 잘못돼 서기 1년은 예수님의 탄생 연도가 아닙니다. 예수님은 헤로데왕 생존 당시 태어나셨는데, 헤로데왕은 기원전 4년에 사망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예수님이 기원전 6~7년경 탄생했을 것이라는 설이 유력합니다. 학자들은 서른 살쯤과 가까운 서기 30년을 예수님 부활 연도로 추정합니다.


성경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예수님의 정확한 나이를 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33’이라는 숫자는 여전히 우리가 예수님의 지상 생애와 수난·부활을 묵상하도록 해줍니다. 구체적인 숫자 덕분에 예수님이 우리의 시간 안에 실제로 계셨음을 기억하게 되지요.


그런 의미에서 교회는 1933년(1900+33)과 1983년(1950+33)에 희년을 지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2025년 희년을 선포하시면서 “예수님께서 수난과 죽음과 부활로 얻어 주신 속량을 기념하는 2000주년이 될 2033년을 향한 여정을 이끌어 줄 것”이라고 말씀하셨지요. 이 밖에도 여러 기도나 신심 활동에서 33이라는 상징이 활용됩니다.


오늘날 33살이면 청년입니다. 혹시 너무 어리다고만 생각하고 있지 않으신가요? 하지만 예수님의 젊음은 매 순간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향한, 바로 우리 구원을 위한 ‘속량’의 소중한 준비였습니다.(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23항 참조) 예수님과 비슷한 나이의 청년들을 맞이할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는 지금, 한 번쯤 ‘청년’ 예수님의 생애를 묵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가톨릭신문 2026-05-04 오후 4:32:11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