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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복수 대신 용서 택한 알제리 교회 2026-04-14


레오 14세 교황이 13~23일 즉위 후 첫 아프리카 사목방문 길에 올랐다. 4개국 중 첫 행선지인 알제리는 절대다수가 무슬림인 국가다. 가톨릭 신자는 약 8740명으로 전체 인구의 0.02%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본토인이 아닌 이주민이 대부분이다.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의 사목지였던 알제리 교회의 현실은 각박하다. 프랑스 식민지배 독립 후 ‘침략자의 종교’라는 낙인이 찍혔지만, 박해를 무릅쓰고 복음을 전한 이들이 있었다. 1990년대 알제리 내전 중 극단주의자들에게 희생돼 2018년 시복된 19위의 순교자가 대표적 인물이다.

지난해 7월 한국 선교사 칼레 신부의 발자취를 따라 프랑스를 순례하던 중 우연히 이들과 관련된 공간을 방문한 적이 있다. 칼레 신부가 파리외방전교회를 떠나 수도자로 생활한 엄률시토회(트라피스트회) 에그벨 수도원 내 ‘티비린 기념관’이다. 딱 30년 전인 1996년 반군에 납치돼 희생된 복자 중 에그벨에서 분가한 티비린 수도자 7위를 기리는 곳이다. 사진 속 환하게 미소 짓는 수도자들 얼굴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

기념관에는 수사들과 같은 해 알제리에서 순교한 프랑스 출신 복자 피에르 클라베리 주교의 기록도 있었다. 이슬람에 대한 포용으로 ‘무슬림의 주교’라 불렸던 그는 폭탄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끝까지 곁을 지킨 운전사 알제리 무슬림 청년 무함마드 부시키도 함께였다. 2년 뒤, 놀랍게도 알제리 교회는 암살범들의 사형 선고에 감형을 요청했다. 그리스도인답게 복수 대신 사랑과 용서를 택한 것이다.

종교 간 갈등과 배척이 판치는 시대, 그 숭고한 피가 뿌려진 알제리 땅에서 레오 14세 교황이 어떤 화해의 행보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가톨릭평화신문 2026-04-14 오후 6:32:24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