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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YD와 함께] WYD 상징물, 십자가와 성모 성화 순례 2026-03-25

1번 참가자 교황님


세계청년대회는 여느 국제행사와 교회 내 사목적인 행사와 다른 점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교황님도 청년들과 동일한, 똑같은 순례자로 참가 등록을 한다는 것입니다. 대회를 1년여 앞두고 청년대회 등록시스템이 열리면 교황님은 성 베드로 광장에서 삼종기도를 마치시고 당신이 손수 1번으로 참가 신청을 하십니다. - 요즘은 시대가 발달해 앉은 자리에서 태블릿으로 하시곤 합니다. - 교황님이 태블릿을 들고 직접 신청하는 장면은 전 세계 청년들을 초대하는 동시에 교황님 본인도 청년들과 같은 순례자임을 보여주는 매우 상징적이고 인상 깊은 장면입니다. 그렇게 교황님이 1번 참가자로 클릭하면 그때부터 2, 3, 4, 5… 수백만 청년들의 참가 신청이 이어집니다.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


그렇게 교황님이 1번으로 등록하셨으니 그 뒤를 따르게 될 다른 청년들을 초대하게 됩니다. 그러니 교황님이 그때부터 전 세계를 순례하시면서 청년들을 만나 청년대회를 설명하시고 공식적으로 초대하는 순례를 이어가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교황님은 너무나 바쁘십니다. 그래서 당신에 앞서 당신을 대신하여 상징적인 성물을 보내주신 것이 바로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입니다.


청년대회의 군불을 지펴주는 십자가


차기 대회 장소가 정해지면, 먼저 그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가 개최국 이웃 나라들을 순례하며 대회 소식을 알립니다. 조직위에서도 십자가가 도착하는 날짜와 국가에 맞춰 신부들과 봉사자들이 방문하여 “우리 교황님 십자가가 잘 있나…” 확인도 하고 서울대회를 홍보하는 사절단으로 서울과 한국 가톨릭을 소개하며 친교의 시간을 갖습니다. 


교황님이 십자가를 보내신 것은 그저 대회를 홍보하는 순례와 상징물에 그치지 않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인도네시아도 십자가 도착에 맞춰 인도네시아 전체 청년대회를 열었습니다. 수백 명의 청년들이 참가했길래 모두가 자카르타대교구 소속인 줄 알았으나, 발리에서 비행기로 날아온 청년도 있었고 12시간 밤샘 버스를 타고 온 친구들까지 정말 다양했습니다.


자카르타 도심 가운데 가톨릭계 초등학교 전체를 빌려 부스를 세워 미니 성소박람회를 열었고 폐막미사에는 자카르타대교구 청년 담당 신부들이 모두 함께 모여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수많은 청년이 교황님이 보내주신 십자가를 보고자 모여왔고, 그 십자가에 손을 얹고 기도하고자 줄을 서서 기다렸고, 대회가 끝나고 ‘살베 레지나(Salve Regina)’를 부르며 십자가와 성모 성화를 다시 케이스에 안치하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어? 여기서 보니 되게 반갑네?”


그렇게 저는 인도네시아에서의 대회 홍보와 상징물 순례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는데 한 달 뒤 명동성당에 가보니 십자가와 성모 성화가 놓여 있었습니다. 사람도 아닌데 두 달 만에 만나는 십자가가 얼마나 신기하고 반갑던지요. - 그날 십자가는 인도네시아를 떠나 호주를 거쳐 한국으로 들어와 명동성당에 세워졌습니다. - 그렇게 한국으로 들어와 현재 수원교구를 순례하고 있을 것이고 전국을 돌고 돌아 2027년 5월 다시 서울로 돌아옵니다. 그렇게 서울 시내를 순례하고 결전의 날! 본대회 개막미사가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세워질 것이고 대회 내내 우리와 함께할 것입니다.


그 십자가는 얼마짜리일까요?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는 얼마나 오래된 작품일까요? 독자분들도 유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놀랍게도 교회 미술적 가치와 역사적 가치가 전혀 없는 그저 투박한 나무 십자가와 이콘입니다. 그런 소소한 상징물이지만 그 십자가를 손수 조립해 세우고 함께 기도하고 미사하며 서울대회를 기다리고 한국 방문을 기다리는 청년들이 지금도 수십만 명이 됩니다. 


지난 1월 원주교구를 시작으로 십자가는 전국을 순례하고 있습니다. 아마 서울대회 다음으로 차기, 차차기 개최국이 어디가 될지 모르지만 그 십자가가 우리 한국을 다시 찾아올 기회는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독자분들께서 조금만 관심을 두신다면 독자분들 성당 또는 이웃 성당으로 십자가가 지나갈 것입니다. 그러니 꼭 방문해 주시고 십자가에 손을 얹고 함께 기도하시면 좋겠습니다. 


그 십자가를 만들어 주신 분이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 십자가를 약속하신 분이 프란치스코 교황님, 보내주신 분이 레오 14세 교황님. 여러분들이 그 십자가에 손을 얹고 기도하는 순간 두 분의 교황님은 하늘나라에서, 한 분의 교황님은 우리 곁에서 우리와 함께 기도해 주실 것입니다.


“WYD? 우리 함께 해요!”


WYD는 청년들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사목적인 행사입니다. 그래서 청년들만의 아름답고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필요합니다. WYD 행사들에 제안하고 싶은 나만의 아이디어나 통통튀는 재미난 생각들이 있다면 얼마든지 알려주세요. 독자분들의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2027년 세상 모든 청년을 거룩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갑니다. ※이메일: 2027wyd1234@gmail.com



글 _ 김윤욱 루카 신부(2027 서울 WYD 조직위원회 영성구현본부 행사총괄부)

[가톨릭신문 2026-03-25 오전 8:32:23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