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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레네 사람 시몬의 고백 | 2026-0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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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찬양 피정 의뢰를 받고 준비하면서 늘 묵상하는 성가가 있다. <키레네 사람 시몬의 고백>(박우곤 작사·작곡)이다. 키레네 사람 시몬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진 사람으로, 늘 내가 궁금해하던 인물이었다. ‘찬양으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어 드린다’는 교만한 생각에 머물렀던 나는 영성체 후 관상기도 중에 시몬을 만났다. 시몬은 가족들과 큰 축제를 지내기 위해 골고타 언덕을 내려오다가 십자가를 진 예수를 만난다. 군사의 강압으로 예수님 대신 십자가를 지게 되지만 왜 십자가를 져야 되는지, 사람들이 던지는 돌을 맞고 욕을 들어야 하는 억울함과 아비로서, 남편으로서 권력 앞에 꼼짝 못 하는 자존심 상하고 분노한 마음에 예수라는 사람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을 것이다. ‘그냥 모르는 척 지나칠걸’이라는 아쉬운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기도 중 내가 시몬이 되어 십자가를 등에 지어 보기로 했다. 얼마나 맞았는지 온몸이 찢기고 피투성이인 예수님, 바로 쓰러져 죽어도 당연할 만큼 힘겨운 그가 거친 숨소리를 내며 십자가를 지려 하는 모습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예수님이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 십자가를 보라고 한다. 십자가를 보는 순간 나는 놀란다. 내가 살아오면서 버겁고 힘든 나머지 버렸던 십자가였고, 외면하고 지지 않았던 십자가였던 것이었다. 그리곤 예수가 나에게 말한다. “외로웠지? 무거웠지? 지치고 힘들었지? 그리고 이 고통이 왜 나에게만 있는 거냐고 불만도 늘어놨지? 그런데 알렉시우스야~ 넌 혼자가 아니었어!! 난 언제나 너와 함께 십자가를 지고 있었는데 앞에 놓인 어려움 때문에, 어깨에 눌린 무게 때문에 나를 보지도 느끼지도 못한 거지~. 그런데 난 늘 너와 함께하고 있었고, 너의 십자가를 지고 여기까지 온 거야~. 어때 다시 같이 가지 않겠니? 나와 함께 십자가를 지고~.” 시몬의 인생은 내리막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었더니 내리막길이 아닌 오르막길을 걷게 되었다. 나의 인생도 사실 내리막길이었다. 하루에 스케줄 2~3개가 있을 정도로 바쁜 나날 중에도 페이를 좀 더 많이 주는 피정이나 공연을 선호했고, 나를 잘 대해 주는 행사에 다니려던 이기적인 삶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오로지 주님을 찬양하겠다는 생각으로 기타 하나 메고 험난한 찬양 사도의 길을 걸어가기로 다짐했지만, 어느새 내 앞의 십자가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가벼운 십자가만 찾으면서 그마저도 나 편해지자고 남에게 십자가를 미뤘다. 그러나 알게 되었다. 그럴 때마다 주님의 십자가는 더욱 무거워지고 날카로워지고 거칠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또 그런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그 십자가를 놓지 않으셨으며 당신의 무한한 사랑과 희생으로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셨고, 나 대신 십자가를 지셨다는 사실을…. 나는 오늘도 키레네 사람 시몬이 되어 주님을 만나고 있다. 글 _ 박우곤 알렉시우스(가톨릭청년머뭄터 혼숨지기, 안드레아여행사 성지순례 프로그램 담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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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신문 2026-03-25 오전 8:32:23 일 발행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