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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특집] 숫자로 만나는 사순(4) - 파스카 성삼일 ‘3’ 2026-03-18

성경에서 완성, 완전함 등을 상징할 뿐 아니라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세계를 뜻하는 숫자 ‘3’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 안에서 반복되며 그리스도인들을 파스카 신비로 초대한다.


성경은 ‘세 번’이라는 반복으로 중요한 사건을 강조하곤 한다. 특히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인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 사건에는 세 번 반복되는 일이 많다. 그중에는 예수님의 수난에 동참하지 못했던 부족한 제자들의 모습도 있다.


마태오·마르코·루카복음 즉 공관복음은 모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가르치며 함께하시던 동안 수난과 부활을 세 번에 걸쳐 예고하셨다고 전한다. 그러나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깨닫지 못했고, 베드로는 이 말씀에 반발하기도 했다.


또한 마태오·마르코복음은 예수님께서 수난 직전 겟세마니에서 같은 말씀으로 세 번 기도하셨다고 전한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실 때마다 제자들에게 돌아와 “깨어 기도하여라”라고 말씀하셨지만, 세 번째 돌아오셨을 때도 제자들은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모든 복음에 등장하는 것이 베드로가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한 사건이다. 성찬례를 제정하신 날 예수님께서는 “주님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겠다”는 베드로에게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고, 결국 베드로는 닭이 울기 전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음을 깨닫고 슬피 울었다.


십자가의 길 14처는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를 향하시던 중 넘어지신 일을 세 번에 걸쳐 묵상한다. 그리고 공관복음은 십자가 위의 예수님께서 숨을 거두신 시각을 오후 3시경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3에는 주님 수난의 고통과 슬픔도 담겼지만, 부활의 영광, 파스카 신비의 완성 또한 같은 3이라는 숫자 안에서 채워진다. 무엇보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셨다가 부활하신 시간이 사흘, 곧 3일이다. 3은 수난과 죽음이 부활과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신비를 이루고 있음을 묵상하게 해준다.


교회는 해마다 파스카 성삼일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성대하게 기념한다. 파스카 성삼일은 주님 수난 전날 ‘최후의 만찬’을 기념하는 주님 만찬 성목요일 저녁 미사부터 시작해 주님 수난 성금요일, 파스카 성야, 주님 부활 대축일에 이르는 전례주년 전체의 정점이다.


교회는 “그리스도께서는 특별히 당신의 파스카 신비로 인류를 구원하시고, 하느님을 완전하게 현양하는 업적을 이루셨다”면서 “곧 당신의 죽음으로 우리 죽음을 없애시고 당신의 부활로 우리 생명을 되찾아 주셨다”고 가르친다.(「전례주년과 전례력에 관한 일반 규범」 18항)


이렇듯 사흘 만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던 베드로를 만나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 물으시며 베드로가 예수님께 세 번 사랑한다고 고백할 수 있도록 해주신다. 이처럼 3은 예수님을 깨닫지 못하고 부인했던 숫자이기도 하지만, 다시 우리가 예수님을 향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알려주는 숫자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가톨릭신문 2026-03-18 오전 9:12:22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