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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 특집] 세상 낙인 대신 ‘세례 인호’…하느님 자녀로 다시 태어난 아이들 | 2026-03-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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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시기 그리스도인은 이마에 재를 얹고, 판공성사를 드리며 자신의 죄를 돌아보고 참회한다. 이는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고, 다가올 부활의 영광을 더 깊이 체험하기 위한 과정이다. 서울 신길동 살레시오회 돈보스코 청소년 센터에서 생활하는 ‘6호 보호처분’ 남학생들에게도 사순 시기가 찾아왔다. 특히 이 시기에 하느님 자녀로 새로 태어나 누구보다도 뜻깊은 사순을 보내고 있는 소년들을 만났다. “끊어버립니다!”…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다 “여러분은 하느님의 자녀로서 자유를 누리고자 죄를 끊어버립니까?” “끊어버립니다.” 3월 11일 돈보스코 청소년 센터에서 특별한 세례식이 봉헌됐다. 세례의 주인공은 법원으로부터 6호 보호처분을 받고 센터에서 생활하며 교육받는 5명의 소년이다. 이들의 신앙생활을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센터 교사들이 대부를 섰고, 센터 모든 학생이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는 이들의 순간을 함께했다. 세례받은 청소년들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두 손을 모아 쥔 기도손에는 반드시 좋은 어른이 되겠다는 굳은 다짐이 담겨 있는 듯했다. 세례수를 받고 크리스마 성유를 바를 때까지만 해도 다소 긴장했던 아이들은 예식이 끝난 뒤 축하 선물과 친구들의 우렁찬 박수 세례를 받자 그제야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앞으로 성실하게 잘 살겠습니다!”라는 소감에서 반성과 결심은 물론이고 이제는 하느님의 자녀라는 책임감도 엿보였다. 이렇게 이날 5명의 청소년은 누구보다도 절실한 참회와 회개로 새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났다. 세례, ‘낙인 딛고 일어설 희망’ 6호 보호처분은 각종 비행을 저지른 10세 이상의 청소년에 대해 법원이 내리는 결정이다. 이들은 6호 처분 청소년을 보호·교육하는 정부 지정 시설에서 최소 6개월간 생활한다. 소년원 같은 교정시설은 아니지만, 외출과 전자기기 사용 등이 제한된다. 센터에서 이들은 목공, 기계가공, 제빵, 바리스타 등 기술교육과 사회화·인성교육, 검정고시 준비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사람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 낙인은 진심으로 뉘우치는 아이들을 위축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을 보호하는 사목자의 시선은 다르다. 센터 성무감 이현진(바오로) 신부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자라온 배경을 보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열악한 경우도 많아 지금까지 이 아이가 살아남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오히려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전했다. 더는 나쁜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6호 처분 청소년들의 의지는 크다. 센터에서는 매년 네 번의 세례식이 거행되는데, 올해 첫 예비신자 지원자는 전체 학생 30여 명 중 무려 15명이었다. 사회복지시설인 센터 특성상 종교를 강요하지 않고, 전례 참여도 자율이지만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난다는 사실 자체가 청소년들에게 변화와 성장의 희망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겸손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밖에서는 사실 의지할 곳이 없었어요. 여기서 성당이란 곳을 알게 됐고 이제는 하느님께 의지해 보려고 해요”(이건우 도미니코 사비오·가명) “묵주기도를 하면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도 편해지더라고요. 기도할수록 세례받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졌어요.”(안세빈 타대오·가명) 센터의 예비신자 교육은 일반 본당의 경우보다 까다롭다. 3개월간 매일 기도 모임에 참석하고, 매일 묵주기도를 봉헌하며 교리 시험뿐 아니라 인성교육 평가도 통과해야 한다. 이날 세례식에서는 15명 중 모든 과정을 통과한 5명만이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 5명의 청소년은 폭행, 보호관찰법 위반 등 다양한 이유로 센터에 들어왔다. 습관처럼 해 왔던 행동들을 후회하고, 세례를 받음으로써 용서를 구하고자 했다. 김민석(베드로·가명) 군은 “들어오기 전에는 성당에 대해 잘 몰랐다”며 “그동안 좋은 행동을 하며 살았다고 하진 못하기 때문에 나 자신을 새롭게 바꾸고 싶었고, 세례를 받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세례명은 센터에서 접한 성경이나 교회사 속 성인 중 자신이 가장 본받고 싶은 성인으로 직접 골랐다. 김민석(필립보 네리·가명) 군은 “어린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오라토리오회를 설립한 성인의 삶을 배우며 닮고자 세례명을 정했다”고 했다. 김도연(요한 세례자·가명) 군은 “성경 속 요한 세례자가 예수님 앞에서 보여 준 겸손한 모습이 존경스러웠다”며 “밖에서는 자주 싸웠지만, 이제는 겸손한 사람이 되겠다”고 전했다. 세례를 받은 아이들의 표정에는 그 누구보다도 깊은 진심이 담겨 있었다. 이날 대부를 맡은 교사 중 한 명인 교육팀 정해현(야고보) 씨는 “밖에서는 ‘문제아’였던 아이들이 이 어려운 교리를 3개월간 듣고 기도문도 외우느라고 힘들었을 텐데, 참 기특하다”며 “다시는 죄를 짓지 않고, 떳떳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은 과거의 잘못을 외면하지 않고, 진정한 참회와 회개로 자신의 삶을 하느님께 향하기로 결심했다. 이제 신자로서는 처음 맞게 되는 성주간과 주님 부활 대축일을 준비해 나갈 것이다. 하느님의 자녀로 거듭난 5명의 청소년에게서 사순시기를 보내는 올바른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투영된다. 죄의 경중을 떠나 진실한 참회와 회개는 다가올 성주간과 부활을 통해 완성돼 떳떳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힘을 주기 때문이다. ■ 사순 시기 참회와 회개의 의미 사순시기는 단순히 금욕과 절제를 실천하는 것을 넘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합당하게 맞이하기 위해 영혼을 정화하는 시간이다. 이 시기 예비신자들은 세례를 준비하며 자신을 정화하고, 이미 세례받은 신자들은 자신의 죄를 참회하며 세례 때의 순수함을 회복해야 한다.(제2차 바티칸공의회 「전례헌장」 109항 참조) 또한 교회가 말하는 참회와 회개는 단순한 후회, 다짐뿐만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삶을 하느님께 온전히 향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진실한 회개는 단식과 금욕, 자선과 실천, 절제를 의미 있게 해 주며, 또한 반대로 사랑과 선행이 없는 참회는 무의미하다는 것이 교회의 가르침이다. 교회가 사순 시기를 시작하며 재의 수요일을 지내는 것도 이마에 재를 얹음으로써 신자들이 참회해 새 생명, 다가올 부활을 뜻깊게 맞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히 한국교회는 판공성사를 집중적으로 신자들에게 베풀며, 일상에서 지은 죄를 씻어내고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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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신문 2026-03-18 오전 9:12:22 일 발행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