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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다 한 순천만 국가정원과 습지 이야기 | 2026-03-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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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방주의 창에 이어 순천만 국가정원이 세계적으로도 생태와 경제발전의 모범이 되는 이유를 좀 더 나누고 싶다. 그냥 넘어가기엔 너무 훌륭한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첫째는 순천만이 생긴 모습 그대로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가꾸어졌기 때문이다. 정확히 순천만 국가정원과 순천만 습지로 구성된 생태지역을 말한다. 국가정원은 다채로운 볼거리 조경 때문에 다소 인공적인 듯하지만, 여전히 멋지고 아름답다. 반면에 자연미가 그대로 살아있는 습지 쪽은 순천 시내를 흐르는 동천이 남해로 들어서며 천혜의 갯벌을 펼치고 있다. 갯벌 800만 평과 갈대군락 170만 평을 지닌 세계 5대 연안습지이다. 사철 아름답지만, 특히 습지의 겨울철엔 동천을 중심으로 한쪽은 엄청난 금빛 갈대밭이, 다른 쪽은 넓은 안풍 들판에 앉아 합창하는 수많은 철새가 보는 이의 귀와 시선을 사로잡는다. 더욱이 강과 갯벌과 논을 오가며 휴식과 식사를 해결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흑두루미와 다양한 새들의 군무를 보노라면 장엄하고, 또 장엄하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듯한 습지와 정원이다. 정녕 순천만의 고유한 모습대로 잘 조성되어 마치 자기다워서 자유롭고 매력적인 사람 같다. 다음으로는 순천 사람들의 공동체적 생태감수성 때문이다. 2006년부터 생태 기반 경제도시 만들기를 공약으로 삼고 국가정원을 추진한 시장들, 이에 손발이 되어주는 공무원들 그리고 협력하는 시민들의 노력은 새들의 군무만큼이나 아름답다. 분명히 불확실한 결과에 대해 반대도, 의심도 컸을 텐데 결국은 협력했기 때문이다. 정원을 만들려고 아스팔트 도로를 뜯어내고 잔디를 깔았다. 찾아오는 새들에게는 친환경농업으로 지은 볍씨들을 들판에 뿌려주고, 사람들의 출입을 금했다. 생태계서비스 지불제에 따라 새들에게 쌀을 준 농부는 환경부에서 대가를 받는다. 일본 이즈미시에 서식하던 흑두루미들이 조류 독감보다 전깃줄에 걸려 죽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알고 2009년 논에 즐비했던 282개의 전봇대를 제거하였다. 세계 최초의 일이다. 그랬더니 100여 마리였던 흑두루미가 지금은 8000여 마리로 늘어났다. 전 세계 흑두루미의 절반이 순천만을 찾아와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머문다. 겨울이면 이 장관을 보기 위해 많은 이가 순천만을 찾고, 흑두루미와 온갖 새들도 노래하며 군무를 펼친다. 마침내 2023년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했을 때는 겨우 27만여 명의 순천 시민이 그 한 해에만 980만 명의 방문객을 수용해 1등 관광도시로 우뚝 섰다. 2025년에도 1위였다. 무려 333억 원의 수익에 생산유발효과가 1조를 넘었다. 이쯤 되면 정원 하나만으로도 생태와 경제 모두를 살린 자랑스러운 모델이지 않은가? 세계 50여 개국 전문가들이 와서 노하우를 배운다. 가보면 정말 살고 싶은 도시가 되었다. 순천이 대한민국 생태 수도라는 말을 부인할 수 없다. 사실 철새들이 때마다 이곳을 찾아온다는 것은 새들만이 아니라 아직 인간이 살만한 곳이라는 지표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강화 우리마을에 날아다니는 기러기 떼를 볼 때도 참 반갑고 또 고맙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010년 1월 1일 세계평화의 날 담화문에서 이렇게 호소하였다. “평화를 이루려면 피조물을 보호하라는 절박한 호소가 모든 사람의 마음에 새겨지기를 바랍니다.”(14항) 노관규 순천시장도 같은 생각을 피력했다. “인간의 욕심을 조금만 줄여주면 굉장히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이 같이 이렇게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하고 평화롭습니까!” 그래서 어디선가 ‘무조건 개발’부터 하려고 덤벼드는 곳이 있다면, 나는 이렇게 외치고 싶다. “더도 덜도 말고 순천만 같아라.” 글 _ 문점숙 마리루치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노틀담 생태영성의 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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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신문 2026-03-18 오전 9:12:22 일 발행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