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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선수와 양준혁 선수의 성공 비결 2025-12-05
안경현 토마스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 회장, ‘모두의 예체능’ 대표)


이종범, 양준혁, 우에하라 선수 등 한일 야구 전설들이 맞붙는 ‘한일 드림플레이어스 게임’(8월 26일, 일본 삿포로 에스콘필드 니폰햄 파이터스 홈구장)이 끝난 후 뒤풀이 자리가 마련됐다. 경기 전에는 긴장감이 가득했지만, 경기 후에는 오랜만에 기쁘고 편안한 마음으로 그 자리에 나갔다. 경기에 참가한 모든 선수가 함께하진 못했지만, 그럼에도 많은 선수가 함께해줘 감사했던 자리였다.

술이 한 잔, 두 잔 돌면서 일본에서 경기할 당시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러다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우연히 어린 시절 야구에 첫발을 들였을 때의 이야기들을 나누기 시작했다. 당시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서 유독 내 관심을 끈 이야기가 있다. 

방망이를 거꾸로 들고 쳐도 3할을 친다는 야구천재 양준혁과 이종범 선수가 말한 내용이었다. 두 사람은 자타공인 야구 천재다. 나도 한때 야구 선수였지만, 두 선수는 나와는 전혀 급이 다른 선수다. 어린 시절부터 엄청난 재능을 보였음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들의 재능은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엄청난 노력과 훈련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나는 그들이 피땀을 흘리며 연습한 이야기를 들으며 반성했다. 얕은 재능에 기대 야구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그들만큼 더 많은 땀을 흘렸다면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종범과 양준혁 선수에게는 이러한 노력에 더해서, 숨은 비결이 하나 더 있었다. 그것은 즐기는 것이었다. 그들은 ‘즐기는 사람은 이길 수 없다’고했다. 여기서 우리는 오해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야구를 즐기는 것으로는 양준혁과 이종범 같은 선수가 될 수 없다. 그들이 즐긴 것은 재미가 아니었다.

그들은 땀을 즐겼다. 고통스러운 훈련을 즐겼다. 양준혁, 이종범 선수가 즐긴 것은 고통이었다. 이종범 선수가 말했다. “죽을 것 같이 힘들었는데 한편으로는 그 고통이 재미있었다.” 양준혁 선수가 말했다. “내 한계의 끝까지 밀고가는 즐거움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의 내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괜히 이종범 선수, 양준혁 선수가 아니었다.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혹시 고통스러운가.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가. 지금, 이 시간, 누군가는 바로 그 고통을 즐기고 있다. 

글 _ 안경현 (토마스,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 회장, ‘모두의 예체능’ 대표)
강원도 원주 출신. 원주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를 졸업했다. 1992년 OB 베어스에 입단 후,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를 거쳐 2010년 은퇴했다. SBS Sports 및 SBS ESPN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 회장이다. 어린 시절, 원주교구 학성동성당에서 복사로 활동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5-12-05 오후 6:12:04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