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News

  • 전례성사
  • 가톨릭성미술
  • 가톨릭성인
  • 성당/성지
  • 일반갤러리
  • gallery1898

알림

0

  • 가톨릭뉴스
  • 전체 2건

“한국교회, 시노드 실천 여전히 걸음마 단계” 2025-09-17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이후 시작된 ‘이행 단계(Implementation Phase)’의 실천을 위해 교회가 더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8년 발표한 주교대의원회의에 관한 교황령 「주교들의 친교」(Episcopalis communio)에 따르면, 이행 단계는 교회 쇄신의 핵심 과정으로 각 지역 교회가 이 시기 「최종 문서」의 결실을 구체적으로 살아내도록 요청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교회의 실행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다.


주교회의는 이행 단계를 맞아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이행을 위한 전국 모임’과 「최종 문서」 수용·적용을 주제로 한 연구 세미나를 열었고, ‘시노드 교회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도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했다. 또한 교황청 시노드 사무처가 올해 초 발표한 「시노드 이행 단계를 위한 길잡이」 등의 자료도 각 교구에 배포했다.


아울러 올해 춘계 주교회의 결정에 따라 교구별로 시노드 이행을 위한 시노드팀이 구성됐다. 「시노드 이행 단계를 위한 길잡이」는 교구 시노드팀이 교구의 시노드 활성화와 양성에 이바지하기 위해 구성됨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본격적인 움직임은 부족하고 대부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의견이 많다. 일부 교구가 워크숍을 열고, 사제단·교구·본당 차원에서 ‘성령 안에서 대화’를 시도하는 노력은 보이지만, 이를 본당과 신자 공동체 전반으로 확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 교회들은 이미 이행 단계 실행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필리핀 세부관구는 9월 1일 교구 워크숍을 열어 구체적 실천 방안을 모색했으며, 브라질 주교회의(CNBB)는 8월 25일 온라인 회의를 통해 전국 차원의 이행 단계를 공식 출범시켰다. 페루 주교회의 역시 8월 정기총회에서 「최종 문서」를 바탕으로 2025~2028년 이행 계획을 본격화했다.


한국교회의 이행 단계 실천이 더딘 이유로는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이해 부족’이 꼽힌다. 주교회의 사무국장 송영민(아우구스티노) 신부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가 3년 동안 이어졌음에도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며 “가장 기본적인 주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보니 이행 단계 역시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시노드를 일회성·단발성 행사로 보는 인식도 문제다. 제16차 정기총회 직후 동력이 약화된 데다, “시노드를 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느냐”는 냉소적 분위기 역시 이행 추진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시노달리타스가 본질적으로 ‘계속되는 여정’임에도, 하나의 이벤트로 축소해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시노드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려면 교회 구성원이 이 여정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담론을 형성하고, 교구 차원의 교육을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송 신부는 특히 "「시노드 이행 단계를 위한 길잡이」가 제시한 ‘공동체 안에서의 경청과 대화 경험’이 본당과 교구에서 하느님 백성 모두의 참여를 현실화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이라며, 시노달리타스의 핵심 요소를 담은 ‘성령 안에서 대화’가 이행 단계의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원의 한 직원은 “이행 단계의 성패는 양성과 공동 식별에 달려 있다”며 “시노드 동반자와 숙련된 진행자 양성이 시급하고, 모든 신자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시노달리타스를 풀어낸 교육 자료 개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하느님 백성 전체가 참여하는 공동 식별을 통해 소수의 의견이 아닌 공동체적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가톨릭신문 2025-09-17 오전 9:32:35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