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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교구 노대동본당, ‘대화·경청으로 함께 걷는 공동체 모색’ 2025-09-17

“성당에 왔을 때 반겨주는 사람이 없어 썰렁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어요. 서로 환대하고 반갑게 맞아주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어요.”


“저희 본당에 청년 신자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세대 간 연결이 끊기지 않고 함께 어울려 사는 본당이 되면 좋겠어요.”


9월 14일 광주대교구 노대동성당. 신자들은 본당이 당면한 과제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바람을 나눴다. 공동체의 미래를 함께 그려가는, 살아 있는 시노달리타스 실천의 현장이다.


노대동본당(주임 윤영남 시몬 신부)은 이날 전 신자가 참여하는 첫 본당 시노드를 개최했다. 시노달리타스를 사목의 중심에 두고 ‘예수님의 제자로 기도와 대화 속에서 움직이는 공동체’를 지향해 온 윤 신부는 이 사목 목표를 본당 안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시노드를 열었다.


공동체는 8월 말부터 시노드 준비를 시작했다. 2주간 주일미사에 참례한 700여 명의 신자들은 ‘우리가 바라는 신자상’, ‘우리가 바라는 교회상’을 손수 적어 헌금과 함께 봉헌했다. 그 결과는 성당 게시판에 공개돼 공동체 전체가 함께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시노드는 그 바람을 구체적으로 나누고 토론하는 자리였다.


시노드는 초·중·고등부를 대표하는 자모·자부회원과 단체장, 구역반장 등 60여 명의 대의원이 참여한 가운데 시작됐다. ‘성령 안에서 대화’를 시작하기 전, 대의원들은 제대에 초를 봉헌하고 시노드 기도문을 함께 바쳤다.


이어 7개 조로 나뉜 신자들은 교리실에 모여 ‘가장 행복했던 신앙의 추억’, ‘예수님이 원하시는 노대동본당의 모습’을 주제로 진지한 나눔을 이어갔다. 누구도 끼어들지 않고, 끝까지 들어주고, “사랑합니다”라는 화답으로 마무리하는 ‘경청’의 문화가 현장을 가득 채웠다.


조별 모임 후 열린 발표에서 드러난 신자들의 바람은 구체적이었다. ‘이웃을 환대하는 성당’, ‘청소년과 화합하는 성당’, ‘누구나 찾아와 편히 기도할 수 있는 성당.’ 그 모습들은 결국 예수님이 원하시는 교회의 참된 얼굴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가려는 신자들의 진심을 담고 있었다.


이번 시노드는 평소 쉽게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던 신자들이 마음을 터놓고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주고받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일부 신자들은 낯선 시노드 과정에 대한 부담감과,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가 가는 길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나눔이 이어질수록 이 자리가 단순한 토론을 넘어, 공동체의 목소리를 모아 앞으로의 길을 함께 모색하는 소중한 과정임을 체감했다.


윤영남 신부는 “평소 바쁘게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신자들이 모이는 자리는 늘 제한이 따랐지만, 오늘만큼은 다양한 분들이 함께해 행복하다”며 “시노드 과정 자체가 저를 지탱해 주며 신자들과의 호흡을 느끼고 사목의 방향을 가늠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지하게 의견을 나누고 경청하는 과정에서 신자들은 본당의 주인의식을 되찾고, ‘함께 걷는 공동체’라는 감각을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은(스테파니아) 여성부회장은 “본당 온라인 카페에서 시노드 관련 영상을 보고 정말 필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실제로 토론과 경청 자리에 참여해 보니 더 많은 신자가 함께했다면 훨씬 풍성한 내용을 나눌 수 있었을 것이라 느꼈다”고 전했다.


앞으로 본당은 시노드를 몇 차례 더 이어갈 예정이다. 첫 시노드를 통해 논의된 공동체의 모습과 방향은 10월 12일 열리는 본당의 날 행사에서 신자들에게 공유할 예정이다.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
[가톨릭신문 2025-09-17 오전 9:32:35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