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기준 국내에 거주하는 북향민은 3만 431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낯선 환경과 경제적·사회적 차별은 북향민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되고 있는데요.
북향민의 국내 정착을 돕기 위해 10년 넘게 반찬 나눔을 이어온 단체가 있습니다.
이정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07년 남한으로 온 김도정 씨.
김씨는 남한에 정착해 14년 째 후배 북향민을 위한 반찬 나눔 봉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김도정 / 소망두레봉사단장·2007년 탈북>
"오늘 반찬 만들기 메뉴는 다섯가지예요. 오삼불고기, 메추리알장조림, 명태채도라지무침..."
김 씨의 지휘 아래 봉사단이 서둘러 재료를 손질합니다.
<김도정 / 소망두레봉사단장·2007년 탈북>
"미나리에다가 도라지무침. 언니 도라지를 (손질)해야 되겠네?"
봉사단은 반찬 한두 가지는 북한식으로 만듭니다.
명태처럼 북한에서 즐겨 먹던 재료도 빠지지 않습니다.
북향민에게 고향의 맛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기에 맛에 대한 김씨의 평가는 냉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도정 / 소망두레봉사단장·2007년 탈북>
"우리 (북한)사람들은 단 거 좋아 안 하잖아. 언니 음식은 조금 많이 달아."
2010년 북향민들로 꾸려진 봉사단은 반찬을 직접 만들어 다른 북향민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14년 넘게 이어진 봉사는 다른 북향민이 잘 정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됐습니다.
<김도정 / 소망두레봉사단장·2007년 탈북>
"잠시지만 고향 음식을 드시면서 고향의 부모형제 생각을 하면서 건강하게 정착을 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봉사단은 "나누기 위해 시작했지만 오히려 많은 걸 얻었다"고 말합니다.
<김도정 / 소망두레봉사단장·2007년 탈북>
"말하다보면 고향 사투리도 나오고 고향 이야기도 나오고, 이런 반찬 만들면서 또 그때 추억 이야기 하고. 사실 여기가 고향집을 온 것 같은 이런 느낌이어서 이건 버릴 수가 없죠."
이날 도시락을 전달 받은 한 북향민은 고향의 정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희 / 서울시 양천구·2006년 탈북>
"고향을 떠나서 멀리멀리 와서 같은 고향을 떠나 온 식구들을 생각해서 이렇게 정말 손으로 고향 음식을 해주니까 너무너무 고맙다고."
한빛종합사회복지관장 이원석 신부는 북향민을 위한 따뜻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습니다.
<이원석 신부 / 한빛종합사회복지관장>
"이제는 낯선 땅이 아닌, 함께 살아갈 이웃으로 우리가 서로 기대며 살아갈 수 있길 바라고요. 북한이탈주민분들의 삶이 다시 피어날 수 있도록 늘 응원하고 함께 기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CPBC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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