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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14주일 -성령 안에서 가까이 와 있는 하느님 나라 | 2025-07-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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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갑작스러운 선종과 새로운 교황 레오 14세의 탄생이라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사건을 겪으며, 우리는 모두 이 세상과 교회 안에서 일하시는 성령의 활동을 체험하는 은총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많은 신앙인들은 새 교황님께서 당신의 칭호를 프란치스코 2세로 정하실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뜻밖에도 레오 14세로 정하셨다는 것도 참으로 놀랍습니다. 새 교황님께서는 노동헌장이라고도 불리는 회칙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를 반포하신 레오 13세의 시대정신과 삶을 이 시대에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셨습니다. 즉위 미사 강론 중 전임자이신 레오 13세의 말씀을 인용하시며, 오늘 우리도 이렇게 물음을 던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복음이 세상 안에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면 온갖 분쟁이 종식되고 평화가 회복되지 않겠는가?”(「새로운 사태」 19항) 새 교황 레오 14세의 탄생 소식을 접하며 저는 시메온의 기도를 바쳤습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루카 2,29-30) 이렇듯이 성령께서는 온 누리에 늘 새로움을 가져오시는 분입니다. 이런 성령의 현존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가까이 다가온 하느님의 나라’(루카 10,9 참조)를 발견하도록 우리 마음의 눈을 밝혀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외아들로서, 죄로 상처 입은 인류와 온 세상을 치유하고 구원하시기 위하여 강생의 신비 안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이 세상에 가져오셨습니다. 예수님 자신이 하느님의 나라이십니다! 당신의 신성(神性)을 온전히 비우시고 인성(人性)을 취하시는 가난과 겸손 안에서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심으로써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인간이 하느님의 자녀로서 새로운 인간으로 탄생토록 길을 열어 주셨으며, 이 새로운 피조물(갈라 6,15 참조)에 의해 “새 하늘과 새 땅”(묵시 21,1)의 도래가 이루어지도록 우리 믿는 자들을 당신 구원 사업의 협력자인 제자와 사도로 불러 주십니다. 이 주님의 협력자인 사도로 사는 삶은 스승이신 예수님을 따라 사는 십자가의 길입니다.(갈라 6,14 참조) 예수님의 사도로서 하느님의 나라를 위해 일하면서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할 십자가의 삶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오늘 복음이 단초가 됩니다. 예수님은 당신 제자들에게 구체적으로 물질적인 가난의 삶을 요구하십니다. 복음적인 가난이란 온전히 주님을 믿고 하느님의 섭리하심에 자신을 전적으로 내어 맡겨 드리는 삶을 말합니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루카 10,3-4) ![]() 구요비 욥 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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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7-01 오후 5:52:14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