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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 울려펴진 ‘제주 4·3 레퀴엠’ 2025-07-01

보편 교회의 심장 로마에서 ‘제주 4·3’의 아픔이 기도와 예술, 학술을 통해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로 승화됐다.


제주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는 6월 24일 이탈리아 로마 산타마리아 델리 안젤리 에 데이 마르티리 성당에서 제주 4.3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는 제주 4.3을 단지 한 지역의 비극이 아닌 인류 보편의 고통으로 성찰하는 선언적 의미를 지녔다. 


특히 문창우 주교가 로마 현지를 직접 찾아 미사를 주례함으로써, 교회가 제주의 역사적 아픔을 방관하지 않고 함께 짊어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는 제주교구가 지역을 넘어 정의와 평화를 향한 보편 교회의 선교 사명에 동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사에 이어 열린 ‘제주 4·3 평화 레퀴엠'' 공연은 제주 4.3 평화 레퀴엠 추진위원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공동 주최로 열렸다. 제주교구는 추진위원회를 후원하며 신앙인을 넘어 시민과 문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레퀴엠은 제주 출신 작곡가 문효진이 작곡했으며, 제주 여성의 애환이 담긴 자장가 ‘웡이자랑’과 제주 바다, 집단적 상실의 기억을 장례미사 구조 안에 녹여냈다. 이탈리아 복스 인 아르떼(Vox in Arte) 협회 회장 미카엘 마르투시엘로가 총기획을 맡았고, 제주 4·3 유족이자 독일 오스나브뤼크 시립오페라극장 성악가인 부종배 씨가 연출을 맡았다.


한편 문창우 주교는 6월 25일 로마 빌라 알티예리 박물관에서 열린 ‘제4회 진실과 정의를 위한 국제포럼’에 발제자로 참여했다. ‘4· 3 운동과 평화운동: 평화운동으로서 종교의 역할’ 주제로 발표한 문 주교는 희년 정신과 제주 4·3의 메시지를 연결하며, “이번 공연과 미사, 포럼은 제주 4·3을 단순한 지역 사건이 아닌 전 세계인과 공감·연대·기억의 장으로 확장하려는 문화·외교적 도전"이라며 “오늘의 역사적 회복이 앞으로의 평화 공동체 형성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교구 복음화실장 겸 김기량 순교 기념관 관장 현요안(요한) 신부는 “미사 봉헌과 레퀴엠 공연으로 제주의 고통이 ‘교회 전체의 기도’로 승화됐다”며 “이는 신앙이 단지 영적 위안에 머물지 않고, 구체적인 역사와 현실의 치유에도 응답하는 신앙임을 드러낸 예언자적 실천”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구민들에게 ‘기억을 넘어 책임으로’, ‘추모를 넘어 평화를 위한 실천으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가톨릭신문 2025-07-01 오후 5:52:14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