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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 영통영덕본당, 3년째 거리 노숙인 찾아 사랑 나눔 2025-07-01

“저희는 한 달에 한 번 수원역으로 예수님을 만나러 가요.”


매달 한 차례 수원역을 찾는 본당 공동체가 있다. 수원구 영통영덕본당(주임 백윤현 시몬 신부)은 지난 3년 동안 역 인근 노숙인을 위한 물품 나눔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 활동은 2021년 12월, 주님 성탄 대축일을 앞두고 시작됐다. 당시 본당 전교 수녀의 제안으로 수원역 노숙인들에게 선물을 전하자는 취지였다. 현장 조사를 통해 약 50명의 노숙인을 대상으로 첫 나눔이 이뤄졌고, 현재는 70여 명으로 대상이 확대됐다.


활동은 본당 사회복지분과(분과장 강혜숙 골롬바)의 주관으로 진행되며, 평일 미사 후 주임신부와 수녀, 신자 15명 내외가 함께 참여한다. 이들은 검은색 바구니에 물품을 담아 차량에 싣고 수원역 일대 노숙인들에게 직접 전달한다. 


바구니에는 “내가 너의 힘을 북돋우고 너를 도와주리라”(이사 41,10)라는 성경 구절이 적혀 있고, 안에는 속옷과 양말, 양치 도구, 컵라면 3개, 커피믹스 6개 등 간편식과 생활용품이 담긴다. 계절에 따라 담요, 쿨매트, 상비약 등을 추가로 준비하며, 물품 구입 비용은 매월 130만 원 규모의 본당 사회복지 예산과 신자들의 기부금으로 마련된다.


봉사자들은 수원역에서 만난 노숙인들과 날씨나 일상에 관한 가벼운 대화를 나누고, 필요한 물품이 있는지 직접 묻는다. 단순히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을 넘어, 사랑을 나누고 예수님을 만나는 체험을 통해 자신들 또한 성장하고 있음을 한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가장 오랫동안 이 활동에 참여해 온 본당 사회복지분과 배도희(토마스 아퀴나스) 위원은 “개신교 단체들도 도시락을 나누고, 지자체에서도 관련 시설을 마련하는 등 물리적 지원은 예전보다 다양해졌지만 3년 전보다 삶의 의지와 자존감을 잃은 노숙인들이 많아진 점은 안타깝다”고 전했다.


백윤현 신부는 “우리 사회 구조나 행정 체계상,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지 않으면 만나기도,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다”며 “지역사회가 미처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을 찾아가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숙인 역시 공동체의 일원이며, 그들을 수혜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당은 노숙인뿐 아니라 지역사회 내 돌봄이 필요한 이들을 꾸준히 찾아 다양한 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매달 한 차례 독거노인을 방문해 밑반찬을 전하며 위로하고, 예수의 카리타스 수녀회가 운영하는 ‘애덕이네’에는 반찬을, 우만동의 어려운 이웃에게는 기저귀 등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다.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
[가톨릭신문 2025-07-01 오후 5:52:13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