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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 남다른 린노알미늄, 숨은 힘은 나눔과 공동선 지향에 있어 | 2025-0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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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길천사업로. 1만 4000여㎡(4300평) 부지에 알루미늄을 압출·절단·가공하는 기계들이 쉼 없이 돌아간다. 작게는 음료수 캔부터 자동차·조선·건설 등에 사용하는 알루미늄까지. 가벼우면서도 기계적 강도가 우수한 알루미늄은 현대 경금속 시대를 연 주역으로 꼽힌다. 13일 전기차 배터리 프레임, 시트 레일, 전기 모터 등 고도화된 기술력을 요하는 알루미늄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린노알미늄(대표 이세영)을 찾았다.
![]() 글로벌 강소기업 삼우엔지니어링으로 시작해 울산으로 이전하며 새 이름으로 알루미늄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 이세영 대표 아내 권유로 세례 받고 신앙의 길 2001년부터 EoC기업으로 후원과 다양한 프로젝트 동참 EoC기업으로 동행 구조조정 극복, 직원들과 함께 노력 친환경 기업으로 도약 전 세계 기업과 연대하며 공동선 지향 “알루미늄은 신이 내린 금속입니다. 가볍고 녹이 안 슬어요. 떡볶이 좋아하시죠? 알루미늄 원료를 압출 기계에서 가래떡처럼 뽑아내 가공하고, 벤딩하고 조립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친환경적인 소재인 알루미늄은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고, 태양광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세영(리노, 66) 대표는 1988년 부산에서 알루미늄을 녹이는 용해로를 생산하는 ‘삼우엔지니어링’으로 이 사업을 시작했다. 포항제철공고를 졸업하고 포항제철(현 포스코)에서 근무하다 동아대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했다. 창업 후 알루미늄과의 인연은 1995년 대우자동차 버스의 알루미늄 창틀을 임가공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삼우엔지니어링은 세 명이 동업해 만든 회사였습니다. 버스 창틀을 주문받아 제대로 만들어 납품하기 시작하니 비용이 많이 들더군요. 동업한 두 명은 ‘굳이 돈 안되는 일을 왜 하려고 하느냐’며 떠났죠. 저를 믿고 일을 맡긴 분에게 신뢰를 저버릴 수 없어 혼자 계속하게 됐습니다.” 위기에 닥쳤을 때 30여 명 직원을 두고 있던 이 대표에게 위기를 체감하는 순간이 여러 번 닥쳤다. 1997년에는 IMF 경제위기로 대우자동차가 부도를 당했고, 2002년 8월에는 집중호우로 김해 공장이 침수됐다. “새벽에 공장으로 달려갔는데, 물이 가슴까지 차 있었습니다. 몇 해 전 산사태로 흔적 없이 사라진 공장이 떠올랐고, ‘하느님은 모든 걸 한순간에 가져가실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직원과 친척·신자들이 복구 작업을 도와줬습니다. 감사하게도 오후가 되면서 바닥이 드러났습니다.” 이 대표는 원자재 공급이 불안정해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결국 2003년 생산 설비를 갖췄다. 물난리가 전화위복이 됐다. 경남도가 빌려준 수해 복구 자금이 생산 설비를 갖추는 데 필요한 종잣돈이 된 것. “수해가 나기 전, 어느 날이었습니다. 은행 지점장이 회사를 방문하겠다고 했어요. ‘날도 더운데 시원한 차 한잔 하며 쉬었다 가시라’고 했죠. 남의 회사를 방문해 영업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기업금융팀 책임자였던 그는 필요한 자금을 빌려줄 수 있다며 명함을 건넸다. 당시 돈 쓸 계획이 없어 돌려보냈다. 공장 침수 후 그는 지점장 명함을 찾아 연락했고, 수해 복구 자금과 은행에서 빌린 돈으로 생산 설비를 갖췄다. 그의 작은 친절과 환대가 쏘아 올린 큰 공이었다. 삼우엔지니어링은 2009년 울산으로 이전하면서 ‘린노알미늄’으로 탈바꿈했다. ‘린노’는 포콜라레 운동 창설자인 끼아라 루빅이 지어준 이름이다. ‘린노 바토’, 더욱 새로워진다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친절과 신뢰의 몸짓으로 린노알미늄은 알루미늄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했고,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 ![]() 외국인 근로자가 행복한 기업 공장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눈에 많이 띈다. 직원 90여 명 중 14명이 네팔과 인도네시아 출신이다. 전원 정규직으로 고용된 이들은 사내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한국어 교실도 열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처우는 지역 사회의 본보기가 돼 지난해 울산상공회의소에서 ‘동행기업패’도 받았다. 린노알미늄에서 10년 근무하며 네팔에 있는 대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토야낫씨는 “이곳에서 일하며 따뜻한 말 한마디와 따뜻한 눈빛과 마음이 가장 큰 힘이고 선물이었다”면서 “많은 네팔 친구들이 린노에서 일하면 좋겠다”고 영상 메시지도 보내왔다. “EoC(모두를 위한 경제)를 창안한 끼아라 루빅은 ‘기업은 우리 가운데 가난한 이들이 없도록 이윤을 창출하며, 이윤 일부는 가난한 이들을 돕는 데 써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일부는 이 정신을 실천할 새 사람을 양성하는 데 사용하며, 나머지는 기업의 발전을 위해 재투자해야 한다셨죠. 이것이 EoC가 추구하는 경영철학입니다.” ![]() 포콜라레 영성과 EoC 그는 1988년 아내의 권유로 세례를 받았고, 본당 수녀 소개로 포콜라레 영성을 알게 돼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EoC 기업으로 동행해왔다. EoC가 30주년을 맞은 2021년, 이 대표는 부산가톨릭경제인회 회장으로 3년간 봉사도 했다. 2017년 2월 전 세계 54개국 1100여 명의 기업인 및 학자들과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이 대표는 “교황님은 친교와 나눔의 경제를 강조하셨다”면서 “‘우리가 사랑을 온통 자신만을 위해 간직하려고 한다면, 그 사랑은 곰팡이가 슬고 죽게 된다’고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린노알미늄 제품은 모든 사람의 생활을 유용하고 편리하게 하는 것이라는 자부심을 품고 있다”면서 “기업인으로 살아가는 것을 성소(부르심)라 느낀다”고 말했다. 린노알미늄은 적십자에 후원하고 있으며, 경력 단절 여성을 돕는 프로젝트에도 동참하고 있다. EoC 국제위원회에도 일정 금액을 기부한다. 이 대표는 “일자리 하나가 한 가정을 살리기도, 어렵게도 한다”면서 “회사가 가정을 살리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인건비를 줄이려 구조조정을 준비했었다. “제일 먼저 회사 재정을 잘 아는 경리 담당 직원에게 ‘쉬어야겠다’고 말했죠. 그 직원은 ‘사장님 말씀이 백번 맞다’며 퇴근했는데, 밤 10시가 넘어 전화가 왔어요. 울더라고요. 잠든 두 어린아이를 보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며···.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직원이었어요.” 이 대표는 이튿날 구조조정을 발표하려던 자리에서 “고통을 같이 감내하자”고 말했다. 직원들은 각자 깎을 수 있는 만큼의 임금을 적어냈다. 이 대표는 그때를 회고하며 눈물을 닦았다. 그 경리 담당 직원은 정년 때까지 일했다. 그는 “힘든 순간은 하느님이 더 좋은 것을 주시기 위한 고통이니 기쁘게 받아들이자는 마음가짐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느님은 시련과 위기를 통해 내 그릇을 키워놓으셨다”며 “하느님의 선의를 믿는다면 고통도 잘 받아들여 하느님의 새로운 은총을 받게 된다”고 했다. 70%가량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린노알미늄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라는 위기 앞에 또 섰다. 린노알미늄은 다양한 제품 개발에 힘쓴다. 알루미늄 프레임을 이용해 공장 지붕 위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등 친환경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린노알미늄 이나라(베로니카) 경영기획실장은 “린노알미늄이 한국에서는 작은 회사이지만 전 세계 EoC 기업이 함께 상호성으로 연대해 공동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전 세계 다양한 업종의 기업인들이 한 가족이 되어 모두를 위한 경제를 실현할 때 일자리를 통해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모두를 위한 경제’를 부탁해 경제를 통해 공동선과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기업들을 찾아가는 코너입니다. 한국 EoC위원회와 함께 사람과 생명을 중심으로 기업을 경영하면서 그 이윤을 사회의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하는 따뜻한 기업들을 탐방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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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3-25 오후 3:26:00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