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민 선교(Missio ad Gentes) 정신으로 온 세상 땅끝까지 복음을”

교황청 전교기구 한국지부(지부장 정용진 요셉 신부)는 3월 31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설립 60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들의 활동을 지원하며 신자들의 선교 의식을 고취시킴으로써 보편교회의 선교 사명을 수행하는 기구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한국지부 설립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방한한 바티칸 시국 행정부 차관 에밀리오 나파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복음의 기쁨을 향해 우리를 부르시는 하느님께서는 자신 안에 갇혀 있지 말고 밖으로 나와 모든 민족에게 가서 그들을 제자로 삼고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라고 명령하신다”며 “신앙 선조들이 지녔던 굳건한 신앙을 다시 불러일으켜 달라고 청한다면 분명 주님께서는 여러분을 당신의 선교하는 제자로 삼아 파견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교황청 복음화부와 전교기구는 유럽·북미교회 교세 축소와 후원금 감소로 선교 지역 교구들을 돕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성소주일과 전교주일 2차 헌금과 교황청에 전해지는 특수목적 헌금은 전 세계 교회, 특별히 가난하고 어려운 지역 교회의 선교를 위해 없어서는 안될 필수적인 도움이자 선교 사제들의 생활과 지역 복음화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전교기구 활동에 관심과 후원을 청했다.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은 미사 후 열린 축하식 축사에서 초대 조선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의 편지를 인용하며, “극히 어려운 선교 상황에서 ‘필요한 것조차 나누는 애덕’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답할 것을 역설한 브뤼기에르 주교의 희생이 오늘날 ‘주는 교회’로 성장한 한국교회의 주춧돌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비단 물질적인 후원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애덕의 향기로 삶의 자리를 채우는 성덕의 교회, ‘함께 걸어가는 교회’의 지평으로 선교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지부장 정용진(요셉) 신부는 감사미사에 참석한 교회 내 각계각층 인사들과 신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온 세상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사명으로 만민 선교에 헌신하는 모든 선교사와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교황청 전교기구 한국지부는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사 후에는 교황청 전교기구 한국지부 이사 김동원 신부(베드로·서울대교구 해외선교봉사국 국장)의 선교 특강, 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 선교 수녀회 강명옥(안나) 수녀, 꼰솔라타 선교 수도회 평신도 선교사 강은형(로사)·송성호(토마스 아퀴나스) 부부의 선교 체험 나눔도 열렸다.

김동원 신부는 선교사의 영단어인 ‘Missionary’의 뜻을 ‘사명을 받아 파견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부르심에 응답하는 순종으로부터 선교의 실제가 시작되고 완성됨을 강조했다. 이어 “마지막 종착지인 ‘하느님 나라’를 향했던 예수님처럼 선교사의 정체성은 ‘아버지의 집으로 가는 길 위의 순례자’”라며 “세상에 살지만, 하느님 나라의 낯빛으로, 머물지 않고 길을 가고 있는 신앙인이 예수님을 닮은 선교사”라고 전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가 주례하고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 바티칸 시국 행정부 차관 에밀리오 나파 대주교와 한국 주교단이 공동 집전한 미사에는 교황청 전교회, 베드로사도회, 어린이전교회, 전교연맹 등 전교기구 4개 기구 회원과 후원자 등이 참석했다.

교황청 전교기구 한국지부는 1965년 6월 29일 교황청 인류복음화성(현 복음화부)이 당시 수원교구장 윤공희(빅토리노) 대주교를 교황청 전교회와 교황청 베드로사도회 초대 한국지부장으로 임명하며 발족했다. 지난 60년 동안 11명의 지부장과 함께한 한국지부는 ‘만민 선교’(Missio ad Gentes) 정신을 바탕으로 국내외 선교사와 선교지를 지원하고 신자들의 선교 의식 함양을 위한 다채로운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