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 병력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뉴시스
[앵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면서 국정 혼란과 불안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주교와 사제들은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양심에 따라 판결할 것이라 믿는다"면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자"고 당부했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지 100일이 넘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 변론을 종결하고도 한 달 가까이 선고기일을 정하지 못한 상태.
주교와 사제들은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상황을 안타까워 했습니다.
<송년홍 신부 /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이번주에는 나겠지, 이번주에는 나겠지, 그렇게 지켜보고 있다가 이제 한계가 온 것 같아요.”
<김용태 신부 /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장>
“판결문 작성을 노벨문학상 수준으로 하려고 그러는 건가.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 그런 거라면 우리가 사실은 희망회로를 돌려서 생각하는 거지만…”
<강우일 주교 / 前 제주교구장>
“일도 손에 안 잡히고, 밤에 잠도 안 오고, 밥 맛도 떨어지고, 뭐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는 그런 상황, 그 현실을 헌법재판소의 재판관들이 최대한 빨리 좀 정리를 해주셨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네요.”
헌법재판소가 장고를 거듭하는 동안, 헌법재판소 앞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선 탄핵 찬반 집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선고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탄핵 찬반 세 대결은 더욱 격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성직자들은 “지금은 인내가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하성용 신부 /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절차적인 정당성을 확보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에서 조금 더 인내 있게, 조금 더 끈기 있게 지켜봐주시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장 김용태 신부는 400년 넘게 이집트 종살이를 하고 또 40년을 광야에서 헤맨 끝에 약속의 땅을 차지한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를 떠올렸습니다.
<김용태 신부 /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이스라엘 백성의 상황과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어떻게 보면 지금 이 시간들이 우리도 지금 광야의 여정을 걷고 있고 이걸 떨쳐내는 시간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급해하지 말고 인내심이 필요한 시간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강우일 주교는 “우리 국민에게는 위기를 극복하는 에너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우일 주교 / 前 제주교구장>
“역사를 긴 눈으로 보면 모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극복 에너지를 우리 한국 국민이 가지고 있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번 위기도 극복을 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반드시 우리를 지켜주시리라고 저는 믿습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24일,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를 기각했습니다.
이 결정이 대통령 탄핵심판에 미칠 영향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용태 신부 /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장>
“파면 이외에 다른 판결은 의심하진 않는데요. 그래도 양심대로 판결할 거다. 그런 믿음은 있습니다.”
정의구현사제단 송년홍 신부는 연대를 강조했습니다.
<송년홍 신부 /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지치고 힘들 때 그 함께 했던 사람들 그걸 볼 때마다 저는 눈물도 나고 그러거든요. 그러니까 함께 한다는 것, 그게 정말 절실하게 필요한 것 같아요. 지금 특별히 더.”
강우일 주교는 불안감이 큰 신자들에게 시편을 읽을 것을 권유했습니다.
<강우일 주교 / 前 제주교구장>
“정 불안하면 시편 55편, 시편 56편을 소리 내서 자꾸 외우고 기도하시면 불안을 극복하실 수 있을 겁니다.”
탄핵 정국이 길어지면서 국민의 분열과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혐오와 대결의 악순환을 끊고 화합을 도모할 방법은 없을까?
<김용태 신부 /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장>
“가라지를 뽑으려는 노력보다는 밀을 더 많이 심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한 거죠. 밀이 많은 밭을 밀밭이라고 하는 거지, 가라지가 없는 밭을 밀밭이라고 하지 않지 않습니까?”
<강우일 주교 / 前 제주교구장>
“모두 하느님의 자녀이고 설사 의견이 서로 안 맞고 정치적인 견해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을 향해서 악마화 하는 짓은 절대로 우리가 해서는 안 되지 않는가.”
CPBC 김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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