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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려간 요셉 2025-03-19
나의 세례명은 미카엘이다. 하지만 지금은 첫 서원 때 받은 마조리노라는 수도명으로 불린다.

문제는 서원을 받기 전, 마조리노라는 수도명을 받기 전에 발생했다. 처음 수도원에 입회했을 때 미카엘 본명을 가진 사람이 워낙 많아서 그냥 미카엘 수사님이라고 부르면 저마다 자기를 부르는 줄 알고 헷갈리기 때문에 각각 발음을 달리해서 불렀다.

제일 선배 수사님은 그냥 미카엘로 불렸고, 그다음 미카엘 수사님은 미구엘이라는 스페인식 발음으로 불렸다. 미카엘은 그 밖에도 영어식으로는 마이클, 러시아어로는 미하일, 프랑스어로는 미셸로 발음되는데, 나는 제일 막내 미카엘 이어서 미셸로 불렸다.

성인들의 이름은 각 나라별로 다르게 불리는 경우가 많은데, 야고보는 제임스 혹은 디에고로 불리고, 요한은 존, 혹은 지오반니로 불린다. 그리고 옛날 교우분들은 성인의 이름을 한자를 차음해서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베네딕토는 분도, 가브리엘은 가별, 안토니오는 안당으로 불렀다.

또 같은 이름의 성인이라도 축일이 다르고 인물이 다른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엘리사벳 성녀의 경우에는 마리아의 사촌 언니 엘리사벳이 있고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도 있다. 그리고 이냐시오의 경우에도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가 있고 로욜라의 이냐시오가 있다.

이 밖에도 많은 성인이 동명이인인 경우가 허다하다.
CORNELIUS, Peter 작, Joseph Interpreting Pharaoh's Dream(파라오의 꿈을 해석하는 요셉)
아기 예수님과 성 요셉


우리 수도원에는 요셉 본명을 가진 사람이 둘 있었는데, 한 요셉은 창세기에 나오는 야곱의 막내아들로서 형들에게 버림받아 이집트 노예로 팔려갔다가 재상까지 이르러 이스라엘을 구원한 요셉이다. 또 다른 요셉은 복음서에 등장하는, 마리아와 약혼한 목수로서 마리아의 잉태 소식을 듣고 남몰래 파혼하기로 마음먹었다가 성령의 지시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인 예수님의 양부 요셉이다.

그런데 이 두 분 형제님이 각자 자기를 소개할 때는 그냥 요셉이라고 소개하지 않고, 한 분은 “저는 팔려간 요셉입니다”라고 소개하고 다른 요셉 수사님은 “저는 남몰래 파혼하기로 마음먹은 요셉입니다”라고 소개한다. 참 기발한 자기소개인 것 같다.
 
글 _ 안성철 신부 (마조리노, 성 바오로 수도회) 
1991년 성 바오로 수도회에 입회, 1999년 서울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선교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1년 사제서품 후 유학, 2004년 뉴욕대학교 홍보전문가 과정을 수료했으며 이후 성 바오로 수도회 홍보팀 팀장, 성 바오로 수도회 관구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그리스도교 신앙유산 기행」 등이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5-03-19 오전 8:32:11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