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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 2025-0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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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덕분에 ‘니케아’라는 지명은 알고 있었지만, 그곳이 어딘지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지난 12월 한국그리스도인 일치순례에 동행하면서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방문하고서야 니케아가 튀르키예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스탄불이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의 그 콘스탄티노폴리스라는 사실은 더 충격이었다.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면서 그리스도교에 참 무관심했구나 싶었다. 초기 세계 공의회는 모두 튀르키예 지역에서 이뤄졌다. 많은 교부와 성인이 이 지역에서 활동했다. 심지어 얼마 전 단 하루 만에 전 세계 어린이들을 방문한 그분도 실은 튀르키예의 남부에 있는 한 도시의 주교였다. 핑계를 대본다. 오늘날 튀르키예는 인구 95% 이상이 무슬림이다. 이스탄불에 세계총대주교좌를 둔 정교회도 신자비율이 1%도 안 되고, 가톨릭은 0.1%조차 안 된다. 어지간히 ‘교회’를 떠올리기 어려운 나라다. 그럼에도 이곳에서 교회를 떠올려야 하는 이유가 있다. 교회가 갈라지기 전, 세계 모든 교회가, 우리 모두가 일치해 시노드를 열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열린 일곱 차례의 초기 공의회나 그를 통해 결정된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은 지금도 가톨릭뿐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교 종단이 인정한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2025년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을 맞아 이스탄불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교회도, 개신교회도 모두 그리스도를 주님이라 고백하는 교회다. ‘우리’는 그리스도교다. 교회사에서 튀르키예를 잊듯 우리는 혹시 또 다른 핑계를 대며 우리의 일치에 무관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일치 주간을 맞아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 11)라 하신 그분의 기도를 떠올려본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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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01-09 오전 11:12:05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