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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 두 교회, 위대한 선교사의 삶 깊이 새겨 | 2024-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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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은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위원장 구요비 주교)·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조한건 신부)와 평화상조 협찬으로 10월 15~24일 브뤼기에르 주교의 고향인 프랑스 카르카손-나르본교구와 파리외방전교회 본부 등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에서 한국 방문단은 ‘하느님의 종’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 주교의 시복시성을 위해 진력했다. 그 결과 프랑스 교회에 브뤼기에르 주교를 알리고,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시성을 위한 기도와 현양운동에 한국·프랑스 교회가 함께하기로 하는 등의 성과를 이끌어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브뤼기에르 주교를 알리려 10월 22일 프랑스 카르카손 지역에는 비가 내렸다. 프랑스 방문 중 외부 일정이 있는 날은 화창한 날씨가, 그렇지 않은 날은 궂은 날씨가 이어졌다. 이날 서울대교구 총대리이자 교구 시복시성위원회 위원장으로 프랑스 방문에 동행한 구요비 주교의 인터뷰가 프랑스 가톨릭 라디오 방송(RCF)에서 진행됐다. RCF는 카르카손 시내에 있는 오드 지역(카르카손과 나르본 교구를 포함하는 지역) 방송국으로, 구 주교의 인터뷰 방송은 프랑스 교회와 신자들에게 브뤼기에르 주교를 알릴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구 주교는 1시간가량 프랑스어로 한 인터뷰에서 현지 신자들에게 브뤼기에르 주교를 알리고, 기도와 현양운동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브뤼기에르 주교님은 박해받던 조선을 향해 떠난 유일한 선교사였습니다.” 구 주교는 당시 박해받던 조선 교회의 상황을 전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조선 교회가 극심한 박해 상황이라 유럽의 모든 선교단체가 주저했지만, 태국 방콕에서 선교하던 브뤼기에르 신부는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조선 선교를 자원했습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섭리는 늘 놀랍게 이뤄집니다.” 구 주교는 “브뤼기에르 주교는 특별한 연민으로 박해 중의 조선 교회 선교를 자원한 서양의 첫 번째 선교사였고, 조선을 향해 죽기까지 걸어간 길 위의 선교사였으며, 자신의 운명을 하느님의 섭리에 온전히 내맡긴 믿음과 겸손의 목자였다”고 강조하면서 2023년 서울대교구가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시성을 본격 추진하게 된 배경과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시성을 위해 기도와 현양운동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브뤼기에르 주교의 영웅적 덕행은 모든 신앙인의 모범이기에, 시복시성은 한국 교회만이 아니라 브뤼기에르 주교를 낳고 파견한 프랑스 교회, 카르카손과 나르본 교구를 포함하는 오드 지역 전체 신자들의 영광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곳 신자들도 브뤼기에르 주교의 삶과 영성을 새롭게 배우고 익혀 더욱 복음적인 신앙인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길 바랍니다. 브뤼기에르 주교의 시복시성을 위한 기도와 현양운동에도 함께 참여해주길 바랍니다.” 한국 방문단의 노력과 준비 본지는 프랑스 교회 방문에 앞서 지난 5월 카르카손-나르본교구장 브루노 발렌틴 주교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발렌틴 주교를 통해 “프랑스 교회가 브뤼기에르 주교 후손들과의 관계를 이어오고 있고, 후손들이 서울대교구가 추진 중인 브뤼기에르 주교의 시복시성 절차와 현양사업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처음 확인했다. 한국과 프랑스 교회 간 신앙의 연결고리가 마련된 순간이었다. 본지는 곧바로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한국교회사연구소와 함께 프랑스 교회 방문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카르카손-나르본교구청·파리외방전교회 등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브뤼기에르 주교 후손들과의 만남, 브뤼기에르 주교와 관련된 문서 열람 요청 등 기획 준비 과정에만 5개월여가 소요됐다. 시복시성이라는 공통된 염원으로 이미 한국과 프랑스 교회는 협력을 이뤄냈고 마침내 한국 방문단은 프랑스 땅을 밟으며 200여 년 전 브뤼기에르 주교를 만났다. 본격적으로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시성을 위한 여정의 닻이 오르고, 일정은 순풍에 돛을 달고 나아가는 배와 같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브뤼기에르 주교가 태어난 레삭도드 마을을 방문해 후손들을 만나 브뤼기에르 주교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고, 유물을 전달받았을 때 한국 방문단에는 브뤼기에르 주교를 만난 듯 기쁨이 넘쳐흘렀다. 카르카손-나르본교구청과 파리외방전교회 고문서고에서 발견한 200여 년 전 사료에는 브뤼기에르 주교의 선교 열정이 글자 하나하나 속에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고무된 한국 방문단은 예정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고문서들을 면밀히 확인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교구 시복시성위원회와 한국교회사연구소는 고화질 사진으로 촬영한 모든 고문서를 목록화해 현재 판독과 번역 작업에 들어갔다. 이는 서울대교구청이 12월 13일 개정해 내년까지 진행할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을 위한 교구 단계의 시복 재판(예비 심사)에서 브뤼기에르 주교의 생애와 영웅적 덕행, 성덕의 명성을 입증하는 데 핵심 근거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는 교회 매체인 cpbc가 교구의 주요 기관과 함께 초대 조선대목구장의 시복시성을 향한 과정에 협력한 사례가 됐다. 한국 방문단의 이야기 파리외방전교회 한국지부 부지부장 허보록 신부 “마치 브뤼기에르 주교님과 함께 고향을 다시 방문한 느낌을 받은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브뤼기에르 주교님의 삶과 열정이 밴 기록과 행적을 직접 보며 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하느님의 종 브뤼기에르 주교님이 앞으로 복자·성인이 되시도록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대구대교구 심탁 신부(프랑스 사목) “사제 수품 25주년을 기해 선교사로 단순하게 회심과 열정으로 선교에 뛰어들었는데, 이번에 브뤼기에르 주교님 고향과 문서 확인으로 우리 신앙의 뿌리는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 느꼈습니다. 초보 선교사로 살면서 그분의 삶과 신앙을 만나 전율을 느꼈습니다. 대선배이자 선교의 선구자가 먼저 길을 닦아놓으셨구나 생각했고, 제가 사제로 살면서 겪었던 일과 흩어져 있던 단상들이 선교 신앙으로 집중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브뤼기에르 주교를 닮아 신앙을 증거하며 살겠습니다.” “저는 역사적인 새로운 자료가 있는지, 기존 자료에 오류가 없는지 점검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번 방문에서 한편으로 순교는 수동적인 부분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신앙을 증거하지만 박해로 목숨을 잃게 되는 거잖아요. 증거자인 경우엔 내가 쓰러질 때까지 온 마음으로 내 발로 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선교하다가 돌아가신 분 중 순교는 아니지만 훌륭한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을 기억하며 브뤼기에르 주교님이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브뤼기에르 주교님 시복을 위해 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하겠다고 거듭 각오를 다졌습니다.”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 부위원장 박선용 신부 “교회와 교회가 만나는 아름다운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만남으로 두 교회의 우애가 더 깊어지고, 내적으로도 현대 사회 안에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소명의 요체를 배운 여정이었습니다. 앞으로 브뤼기에르 주교님 현양을 통해 두 교회가 서로 위대한 선교사의 생애를 같이 배우고, 익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또 특별히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에 브루노 발렌틴 주교님과 프랑스 교회 청년들이 방문할 것이기에, 한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교회의 신앙 여정에 브뤼기에르 주교님이 한 줄기 빛을 선사해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도재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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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11-20 오전 8:12:09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