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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이 교우를 받아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 이끌어 주소서 | 2024-1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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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연령회장을 맡아서 봉사하던 어느 날 생각하기도 싫은 가슴 아픈 큰 사건이 일어났다. 2014년 4월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사고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그날도 장례미사를 드리고 장지에 동행해서 기도를 하고 있는데 신부님께서 전화를 하셔서 학생들이 탄 배가 침몰했다고 전 신자에게 기도를 부탁하는 문자를 보내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다. 그때는 내가 장례가 발생하면 전 신자에게 상장례 문자를 보내던 때였다. 그래서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 앞에서 전 신자에게 기도를 부탁하는 문자를 발송하고 나니 다시 본당 사무실에서 전화가 와서 침몰한 배에서 학생들이 전원 구조됐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참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주 잠시, 많은 학생들이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날 저녁 학생들 가족과 신부님 모두 팽목항으로 달려갔고 참으로 안타까운 비극이 시작됐다. 그날 이후 매일 매일 슬픈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내가 다니던 본당에도 네 명의 아이들이 배에서 구조되지 못하고 있다는 슬픈 소식이 들려왔다. 그렇게 모든 교우들이 애타게 간절하게 기도하며 기다리던 어느 날 너무나도 슬픈 소식이 들려왔다. 끝내 주검으로 돌아온 학생이 안산으로 올라오고 있다고. 그 친구는 당시 신부님 옆에서 복사를 하며 신학교에 들어가서 신부님이 되겠다던 학생이었다. 임마누엘. 지금도 복사 유니폼을 입고 관 속에 누워있는 그 친구의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입관 때 본당 신부님께서 주신 묵주와 친척 수녀님이 주신 묵주를 양손에 쥐어 주고 복사를 설 때 입었던 복사 유니폼을 입혀 줬다. 참으로 많은 분들을 입관해 드리면서도 울지 않았었는데, 이때만큼은 참 많은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장례 미사 때 같이 복사를 서던 친구가 고별사를 할 때 미사에 참례한 모든 신자 신부님 수녀님들이 다 슬퍼하며 눈물을 훔치며 미사를 드렸던 기억도 난다. 그때 고별사를 읽었던 임마누엘의 친구가 신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얼마 후 신부님이 되신다. 12월에 새 신부님이 되시는 그분께서도 아마 임마누엘 성호 군을 잊어보신 적이 없으실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지금은 다른 본당에 다니지만 우리 신부님 첫 미사 때 꼭 참례하려고 한다. 그래서 친구 임마누엘 몫까지 다 하셔서 가장 훌륭하고 하느님을 가장 닮으신 목자가 되시기를 기도드리려고 한다. 지금도 위령 성월이면 내가 기억하는 모든 영혼들을 위하여 기도하지만, 특히 세월호 사건으로 희생된 아이들 그중에서도 우리 본당에서 희생된 아이들을 기억하며 연도를 바치고 있다. 글_김태은 안셀모(수원교구 연령회연합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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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11-19 오후 5:32:16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