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지난 11일 개막했습니다. 국제 사회가 한자리에 모여 기후변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강력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이해관계 충돌과 미온적 대응으로 인해 기후 위기 해결의 속도는 더디기만 합니다. 이번 총회에서는 진정한 변화와 함께 인류가 기후 위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 전환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최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해 기후 위기 대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트럼프는 과거에도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고, 미국 내 탄소 감축 정책을 완화하며 화석연료 산업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친 바 있습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탄소 배출국입니다. 그래서 미국의 기후 정책이 국제적인 기후 대응 방향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합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앞으로 기후 위기 해결에서 다른 나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우려가 큽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는 기후 위기는 우리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폭염, 홍수, 산불 등 이상기후 현상은 지구 곳곳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가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에 위협이 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무엇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저지대 국가들의 생존을 위협합니다. 폭염과 폭설 같은 극단적인 기후변화는 경제적 피해를 넘어서 생명까지 앗아가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나라도 11월임에도 불구하고 한낮에는 더위가 느껴집니다.
각국 지도자들이 진정으로 기후 위기에 맞서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공평한 책임 분담과 협력도 절실합니다. 기후변화로 가장 큰 손해를 입고 있는 국가들은 대부분 개발도상국입니다. 이들 국가가 기후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선진국들이 기술 지원과 재정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개인과 기업의 역할도 강조됩니다. 기업들은 친환경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각 개인도 소비 습관을 돌아보며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더불어 시민사회와 기업이 동참해 모두가 기후 위기에 책임감을 가지고 대응하는 체계를 갖춰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기후 위기를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경제적, 사회적 과제로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기후 행동이 늦어질 때 우리가 치러야 할 비용과 희생이 얼마나 큰지 깨달아야 합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인류가 기후 위기라는 공동의 적에 대항하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행동에 나설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트럼프와 기후위기’입니다. 이번 기후 총회에서 위기 대응에 진일보한 의견이 모이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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