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사회복지위와 한국카리타스협회는 8일 전체주의적 탈시설 정책으로 잊힌 익명의 장애인들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앵커] 한국 천주교회가 최근 입장문을 내고 국가 주도의 장애인 탈시설 정책을 당장 멈추라고 호소했습니다.
무연고 중증 발달장애인들이 시설에서 쫓겨나 버림받고 있다며 정책 전환을 촉구했습니다.
이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보건복지부가 ‘장애인 탈시설 로드맵’을 발표한 건 지난 2021년 8월입니다.
가톨릭교회는 지난 3년 동안 정부의 탈시설 시범 사업의 문제점을 줄곧 지적해왔습니다.
그 결과 국회는 탈시설 입법을 폐기했고, 서울시는 탈시설 조례안을 폐지했습니다.
서울시가 조사해 봤더니 정부의 탈시설 시범 사업으로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해 목숨을 잃은 장애인만 24명이나 됐습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와 한국카리타스협회는 최근 발표한 입장문에서 “전국에서 3천명이 넘는 장애인들이 탈시설을 하게 됐고, 자녀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비극까지 초래하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무연고 중증 발달장애인들이 강제로 시설에서 쫓겨나 사회와 공동체로부터 버림받고 있는 현실을 고발한 겁니다.
뿐만 아니라 이는 반인권적 행위이고, ‘전체주의적 탈시설 정책’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고 정부를 규탄했습니다.
<정성환 신부 /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총무 겸 상임이사>
"우리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사람들은 자기 의사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어 강제 탈시설된 무연고 중증 발달장애인들입니다. / 이러한 현실을 바라보며 가톨릭 교회는 ‘비참한 사태’를 초래한 원인이 국가가 장애인을 사회적 실험 대상으로 여겨 자기 결정권과 생명을 짓밟는 데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정책 명칭만 바꿔 시범 사업을 오히려 전국으로 확대했다“며 ”당장 멈추라“고 촉구했습니다.
<정성환 신부 /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총무 겸 상임이사>
"국가적인 탈시설 정책을 당장 멈추고, 신뢰할 수 있는 국가기관과 민간이 함께 전국 전수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여야 한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와 한국카리타스협회는 또한 전수조사로 드러난 피해 장애인들에 대한 근본적인 보호 방안과 보상 등 종합적인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했습니다.
CPBC 이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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