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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목 어때요] ‘노래미사’ 봉헌하는 서울 일원동본당 | 2024-1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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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서울대교구 일원동본당(주임 박원주 요셉 신부)의 평일 오전 10시 미사 시작예식은 여느 본당과 다르다. 사제와 신자들의 기도문에 음이 붙은 것. 독서와 강론을 제외하고 미사 전례의 모든 기도문은 곡조가 더해져 풍요로움을 더한다. 10월 31일 거행된 일원동본당 노래미사는 노래로 일치된 신자들이 주님의 현존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인도하고 있었다. 평일과 교중미사에 노래미사를 도입한 주임 박원주 신부는 “노래를 통해 장엄해진 전례는 우리 스스로가 거룩함을 느낄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음이 없이 단조로운 기도문 낭송에 익숙한 신자들은 선율과 리듬을 붙인 낭송이 분심을 불러올까 우려할 수 있다. 하지만 2년 동안 노래미사를 봉헌해 온 신자들은 “미사에 집중도 더 잘되고 마음에서 신앙심이 우러나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노래로 구성된 전례가 신자들의 신앙심을 고취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전례의 성대함을 이끌 수 있는 곡조를 연구한 박 신부의 노력 덕분이다. 전례음악의 중요성을 일찍이 깨달은 박 신부는 1996년 경희대학교 음악대학원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워싱턴 가톨릭대학교에서 음악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교회 음악과 일반 음악을 모두 공부한 결과 한국 신자들이 마음에서 거룩함이 우러나올 수 있는 전례음악을 작곡할 수 있었다. “노래미사 선율을 들으면 그레고리안 성가 같기도 하고, 한국 전통 음악 같은 느낌도 듭니다. 서양에서 주로 쓰이는 곡조에 한글 가사를 붙이면 아무래도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레고리안 성가에서 주로 쓰이는 완전 5도와 한국 정서에 익숙한 완전 4도를 접목해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음계가 4도를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과도하게 감정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마지막 음절은 ‘솔’ 음계로 끝나 낭송하는 이들의 마음이 들어 높여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박 신부는 노래미사가 익숙하지 않은 신자들을 위해 성가대를 꾸려 평일 오전 미사에 함께하며 신자들의 노래미사를 도왔다. 2년간 함께 노력한 결과 노래가 덧입혀진 미사는 신자들 스스로 거룩함으로 가닿게 할 뿐 아니라 함께 입을 맞춘 공동체의 일치감은 하느님과의 일치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됐다. 박 신부는 “거룩하고 성대한 전례는 주님의 현존을 체험할 수 있게 한다”며 “그런 살아있는 전례를 위해서는 성음악은 필수적이기에, 노래미사와 함께하며 일원동본당 공동체 신앙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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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11-05 오후 2:32:06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