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유튜브 공화국이다. 지난 8월 한 달간 한국인의 유튜브 사용 시간은 19억 5666만 시간이라고 한다. 인구수로 나누면 1인당 하루 73분 유튜브를 시청했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이나 네이버보다 월등히 많이 사용한다. 이제 사람들은 뉴스를 유튜브로 본다. K팝이나 K드라마의 전 세계적 열풍은 유튜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음악도 라디오도 유튜브로 듣는다.
특히 유튜브는 젊은 세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폰이 학용품인 시대에 유튜브는 아이들의 놀이터다. 아이들은 30초 내외의 짧은 ‘숏폼’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나 SNS에 올려 친구들끼리 공유한다. 유튜버 같은 ‘크리에이터’는 초등학생이 꿈꾸는 직업이다.
신앙생활도 유튜브다. 이제 사람들은 신부님들의 미사 강론도 유튜브를 통해 듣는다. 바티칸에서 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강론을 안방에서 보고 듣는다. 여러 생활성가 가수의 찬양을 들으며 눈물을 흘린다. 궁금한 교리나 성경 지식은 유튜브를 검색해 공부한다. 황창연 신부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45만, 법륜 스님 구독자가 147만 명이다.
성지순례도 유튜브로 한다. 이스라엘의 예수님 성지가 내 손안에 있다. 유튜브를 통해 24시간 라이브로 프랑스 루르드 성모성지를 볼 수 있다. 성지순례 떠나기 전 유튜브로 내가 갈 성지를 미리 공부할 수 있다. 해외 유명 성지를 찾아간 영상이 유튜브에 차고 넘친다.
그럼 가톨릭 신자들은 유튜브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을까. 천주교나 불교의 조사는 없지만, 개신교 조사를 통해 추정해 보면 이렇다. 개신교의 조사(한국 교회 트렌드 2025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인 60.7%가 하루 1시간 이상 유튜브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유튜브를 이용하는 개신교인 64.8%가 종교 콘텐츠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불교는 39.7%, 가톨릭은 31.4%가 종교 콘텐츠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특히 유튜브에서 종교 콘텐츠 주 시청자층이 60대 이상의 고령층으로 조사된 것이 흥미롭다. 종교의 고령화 현상이 유튜브 시청 연령층에서도 확인된다.
조사를 진행한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유튜브로 복음을 접하는 현상을 ‘유반젤리즘(You-vangelism)’이라고 이름 붙였다. 20세기 중반 미국에서 텔레비전으로 복음을 전파하는 활동을 가리켜 텔레비전(television)과 복음을 뜻하는 에반젤리즘(evangelism)을 결합한 파생어 ‘텔레반젤리즘’(Tel-evangelism)이란 용어가 있었는데, 유튜브 천하인 지금은 ‘유반젤리즘’이라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과거 종교 방송국의 창립으로 TV를 통한 전교 활동은 새로운 혁신처럼 생각되기도 했지만, ‘유반젤리즘’ 시대에 TV는 60대 이상 고령층의 전유물이지 더 이상 복음화의 혁신이 되지 못하며, 선교 혁신은 스마트폰의 유튜브에 있다는 것이다.
다음 주 교회는 전교 주일을 맞이한다. 빛의 속도로 변하는 미디어 생태계 속에서 전교 주일을 앞둔 cpbc의 고민도 깊어진다. “한 손에 성경을, 한 손에 신문을”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한 손에 성경을, 한 손에 유튜브를”이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제 교회와 세상의 연결은 신문 같은 전통 미디어가 아니라 유튜브 같은 뉴미디어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유튜브 세상이라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변하지 않는다. 세상에 복음을 전한다는 cpbc의 목표는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오히려 유튜브 같은 뉴미디어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이 열렸다. 그 새로운 시대 선두에 cpbc가 있을 것이다.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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