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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도 Q&A②] 생명권 박탈 정당화하는 사형 | 2024-1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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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도가 남아있는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위원장 김선태 요한 사도 주교)와 공동기획으로 사형제도에 대한 Q&A를 10회에 걸쳐 연재, 그리스도인답게 세상을 보는 시각을 톺아봅니다. Q2. 사형제도 폐지는 너무 흉악범 인권만 생각하는 것 아닌가요? 범죄자에게 벌을 줄 수 있어야 하고, 이렇게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에도 나와 있는 것이잖아요. A. 헌법상 기본권 제한은 매우 엄격한 요건 하에 예외적으로 제한이 가능합니다. 헌법 제37조 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법률에 제한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그에 따라 제한하는 경우에도 그 본질적 내용은 침해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사형제도는 생명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므로 그 자체로 생명권이라는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합니다. 사형은 범죄인의 생명을 박탈해 그 사회적 존재를 영구히 말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형벌입니다. 국가가 사형이라는 제도로 흉악범의 생명권 박탈을 정당화하는 것이지요. 국가는 생명권 보장의 의무가 있습니다. 1948년 국제연합(UN)은 세계인권선언을 통해 국가가 생명권 보장의 의무가 있음을 선포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유다인 학살 등으로 전 세계에 만연한 인권 침탈을 반성하고 모든 인간은 동등하게 자유와 평등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30개 조항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세계인권선언 제3조에는 모든 사람은 생명과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헌법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합니다. 생명에 대한 권리는 사람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인권이며 사형은 비인간적 처우를 받지 않을 권리와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형벌입니다. 또한 사형을 형벌로 적용하다 보면 사형이 일반인에게 심리적으로 이에 익숙하게 돼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을 경시하는 문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사형제도는 오랜 인류의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형벌제도입니다. 사형제도가 그동안 응보형으로 그 기능을 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국가의 형벌권으로 비록 흉악 살인 범죄자라고 해도 그 생명을 박탈하는 것은 생명 그 자체로 봤을 때 생명권의 침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흉악범죄자에게 벌을 줘야 한다면 사형이 아닌 대체형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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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10-08 오전 10:32:09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