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통받는 이들에게 희망의 빛을 선사한 이들이 있습니다.
말기 암 환자를 위해 써 달라며 20억 원을 기부하고, 심장병 환아 수술비 지원을 위해 5천만 원을 선뜻 내놓은 이들의 사연을 김정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년 전, 막내 여동생을 암으로 떠나보낸 에스제이아이엔씨 김성주 대표.
동생 김계숙 씨는 암 선고를 받은 지 20일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 대표는 말기 암 환자들을 위해 써 달라며 동생이 평생 모은, 20억 2천만 원을 지난해 마뗄암재단에 기부했습니다.
기부금은 마뗄암재단의 말기 암 환자를 위한 무료 돌봄센터와 쉼터 건립에 큰 힘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들 시설을 건립하는 데 드는 비용을 모두 충당하기엔 후원금이 부족했습니다.
1년의 시간이 흐른 뒤 김 대표가 다시 통 큰 기부에 나섰습니다.
자신이 모은 20억 원을 흔쾌히 내놓기로 한 겁니다.
<김성주 베드로 / 주식회사 에스제이아이엔씨 대표>
"자꾸 시간은 흘러가고 그래서 사실은 제가 좀 무리하게 떠안았습니다. 공사비도 좀 줄이고 또 크기도 조금 줄여서 제가 이렇게 기부를 해서…"
동생 김계숙 씨의 세례명을 딴 '가브리엘라 천사의 집'은 올해 6월 신축 기공식을 연 데 이어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김성주 베드로 / 주식회사 에스제이아이엔씨 대표>
"내년 말에 완공이 돼서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우리 말기 암 환자분들을 위한 훌륭한 평온한 안식처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마뗄암재단 사무총장 이영숙 수녀는 "기적이 이뤄졌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영숙 수녀 / 마뗄암재단 사무총장>
"이게 기적이에요. 저한테는 늘 생각지도 못한 일이거든요. 그래서 하느님이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땅에 이루어진다는데 중개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 가브리엘라 천사, 돌아가신 가브리엘라 천사가 이어주는 것 같아요. 기적같이 이루어졌거든요."
구요비 주교는 "김수환 추기경의 바보의나눔 정신과 부합한다"며 김 씨 가족의 나눔 실천이
널리 확산되기를 바랐습니다.
<구요비 주교 / 재단법인 바보의나눔 이사장>
"이런 선행을 베풀어 주신 데 대해서 정말 감사드리고 또 선생님과 선생님의 가족 여러분들의 정말 선한 뜻이 우리 바보의나눔을 통해서 널리 확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날 전달식에 등장한 또 다른 기부자 레몬리서치 이상엽 이사.
3년 전부터 투자 수익을 기부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아들을 돕고 있습니다.
올해도 심장병 환아 수술비 지원을 위해 5천만 원을 선뜻 내놓았습니다.
<이상엽 마르코 / 레몬리서치 이사>
"그동안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고 해서 좀 이렇게 남모르게 선행을 해 왔었는데 이렇게 또 기회를 주셔서 조금 부끄러운 마음도 있었고 조금 망설이는 마음도 있었는데…"
구요비 주교는 남모를 선행 실천이야말로 우리 시대에 필요한 덕목이라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구요비 주교 / 재단법인 바보의나눔 이사장>
"선행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그런 본인의 속마음을 정말 참으로 이렇게 우리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보여서 아주 높게 평가 드립니다."
CPBC 김정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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