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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 미술 뿌리와 흐름 한눈에 2024-10-02
 
최종태(요셉) 작가의 '가족'.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년’ 기념전 전경.

장발·이순석·장우성·김기창 등 가톨릭 미술가 대거 포진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의 뿌리와 그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리고 있다. 바로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년: 지금, 잇다’ 전.

대한민국예술원은 6·25전쟁 직후인 1954년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우리나라 예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개원했다. 문학·미술·음악·연극·영화·무용 등 분과별로 예술의 창작과 진흥에 현저한 공로가 있는 원로 예술인이 회원으로 선출되며, 미술 부문의 경우 1979년부터 매년 회원 작품전을 통해 한국 미술의 역사와 발전을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김미금 학예연구사는 “예술원 개원 70주년이 된 ‘지금’도 작가들의 활발한 창작활동을 통해 한국 예술의 정체성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획된 전시”라며 “예술원 회원 70명의 작품 87점과 아카이브 3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예술원 회원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대표하는 작가들이기도 하다. 대다수가 일본을 시작으로 유럽 등지에서 유학하며 동양미술과 서구의 새로운 미술사조를 흡수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펼쳐왔고, 주요 미술대학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며 국내 미술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번 전시에서도 나란히 전시된 스승과 제자의 작품들을 통해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의 흐름과 작가 개개인의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다.

전시는 크게 두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역사가 된 예술가들’에서는 광복 이후 1950년대 전쟁과 분단이라는 대혼란 속에서 한국 예술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발전의 길을 모색한 예술원 유고 회원들의 작품 53점을 소개한다. 초대회장이자 한국 최초의 서양미술가인 고희동, 한국 현대미술의 초석이 된 이상범, 초대 서울대 미대 학장이었던 장발을 비롯해 손재형·배렴·김환기·윤효중·노수현·도상봉·유영국 등 예술원 개원 이후 2000년대까지 한국미술의 역사가 된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모두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으로, 이건희 컬렉션이 다수 포함돼 더욱 흥미롭다.

‘우리 시대의 예술가들’은 지금도 활동 중인 회원 17명의 작품 34점을 소개한다. 돌조각에 따스한 인간애를 담아온 전뢰진, 한국 섬유예술계의 이정표를 세운 이신자, 가톨릭교회 조각의 토착화를 일군 최종태, 우리 미술의 원형성을 연구해 온 이종상 등 한국 예술의 큰 흐름 안에서 독자적인 세계를 창조해낸 예술가들의 작품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장발(루도비코, 1901~2001) 작가를 필두로 이순석(바오로, 1905~1986)·장우성(요셉, 1912~2005)·김기창(베드로, 1913~2001)·김종영(프란치스코, 1915~1982)·김병기(루도비코, 1916~2022)·천경자(데레사, 1924~2015)·문학진(토마스 아퀴나스, 1924~2019)·권순형(프란치스코, 1929~2017)·이신자(헬레나, 1931~)·최종태(요셉, 1932~)·최의순(요한 비안네, 1934~)·윤명로(아우구스티노, 1936~)·이종상(요셉, 1938~) 등 한국 화단에 큰 족적을 남긴 가톨릭 미술가들의 흔적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13일까지 무료(덕수궁 입장료 별도)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 : 02-2022-0600

윤하정 기자
[가톨릭평화신문 2024-10-02 오후 1:52:12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