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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에 필요한 참 가치 알려주고 싶었죠” | 2024-1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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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어린이들이 우리 사회의 희망입니다. 그래서 <빛이 된 사람들> 뮤지컬 출연 배우들을 초등학생 어린이들로만 구성했습니다. 어린이들이 지금 우리 시대에 필요한 참 가치를 배우고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보여 주면 가족들부터 시작해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한국 사회의 정의와 민주주의를 상징했던 전 원주교구장 지학순 주교(다니엘, 1921~1993)와 원주를 중심으로 생명·협동운동을 선구적으로 펼쳤던 무위당 장일순 선생(요한, 1928~1994)의 삶을 뮤지컬로 만든 주세페 김(김동규 요셉) 감독은 <빛이 된 사람들>에서 우리 교회와 사회가 나아갈 길을 찾고 있다. 지학순 주교와 장일순 선생이 군사정권의 핍박을 받으며 정의로운 목소리를 내던 시절 대학생들과 청년들은 한국 사회의 희망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지금 20~30대들은 과거 청년들과는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물질에 매몰돼 살고 있어 그들에게서 희망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빛이 된 사람들>에 출연한 초등학생들이 지 주교님과 장 선생님의 삶을 자연스레 체험하고, 그 가족들이 변화되는 것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빛이 된 사람들> 공연 제작에 적극 협력한 원주초등학교 김종길 교장이 “원주의 여러 초등학교에서 모인 어린이들이 힘을 모아 뮤지컬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어린이들과 공연 관람객들이 크게 변화하는 모습에 감사와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 것도 <빛이 된 사람들> 뮤지컬의 성격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사)무위당사람들 곽병은(안토니오) 이사장 역시 “생명과 협동의 가치를 전하는 ‘빛이 된 사람들’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9월 6일 원주 치악예술관 공연장에서 <빛이 된 사람들> 2024 대장부 편을 무대에 올렸다. <빛이 된 사람들>은 김 감독이 코로나19로 작품활동에 제약을 받게 되면서 고향 원주에 내려가 있을 때, (사)무위당사람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김 감독의 아버지가 지학순 주교를 도와 진광학원 설립과 운영에 참여했고, 작은아버지들도 원주교구에서 일했기에 김 감독은 자신이 유년 시절 원주에서 듣고 보았던 일들이 한국 현대사의 상징적 사건들이라는 사실을 재인식하면서 <빛이 된 사람들> 창작에 이르게 됐다. 김 감독은 <빛이 된 사람들>을 2020년부터 원주 지역에서 꾸준히 공연하고 있지만 매번 무대가 ‘초연’이라고 할 정도로 작품 내용과 구성이 공연을 거듭할수록 풍성해지고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김 감독은 <빛이 된 사람들>이 지역적인 작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학순 주교님과 장일순 선생님은 절대 원주에 한정된 분들이 아닙니다. 과거 암울하던 시기에 한국 사회 전체의 정신과 가치관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던 인물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빛이 된 사람들>에는 당대를 살았던 김지하(프란치스코) 시인, 박경리(데레사) 작가, 김민기 작곡가를 비롯해 부당한 현실에 맞섰던 숱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김 감독은 <빛이 된 사람들> 공연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바라는 기대도 드러냈다. “<빛이 된 사람들> 전국 공연을 물론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출연진이 원주 지역 초등학생들이다 보니 타지에서 공연을 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비용적인 문제도 있고요. 전국 여러 지역에서 <빛이 된 사람들> 작품 내용과 공연 취지에 공감하고, 그 지역 초등학생들로 출연진을 구성해 지역 단위에서 무대에 올리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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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10-02 오전 9:32:00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