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정순택 대주교는 제110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29일)을 맞아 발표한 담화에서 “세상에 만연한 이기적 문화를 이겨내며 ‘주님과 함께 길을 걷는 이주 공동체’인 교회의 모습을 실현하고자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정 대주교는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과 함께 걸어가십니다-이주민과 함께 걸어가는 것은 교회의 사명입니다’란 주제 담화에서 “교회의 본질적 사명인 복음화와 선교는 이주 문제로 혼란스러운 이 시대에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며 “교회가 가지고 있는 이주 체험을 바탕으로 심화한 복음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선포를 통해 이주민들에게는 희망이 되며, 선주민에게는 이주민을 향한 이해와 형제애를 가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회는 이미 목적지에 이르러 울타리를 쌓고 정착한 공동체가 아닌, 하느님 나라를 향한 여정을 계속하는 순례(이주) 공동체”라며 “‘지금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고민하며 새로운 길을 찾는 ‘떠남’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새로운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개방성과 포용력은 교회 공동체가 지켜야 할 특성”이라며 “교회는 인종과 민족·문화·언어 차이를 넘어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주교는 또 “마태오 복음 25장 35절에 나오는 ‘나그네’는 곧 ‘이주민과 난민’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이들에 대한 존중과 환대 그리고 보호는 곧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국적이 서로 다른 이민자들의 상호 존중과 협력 그리고 화합을 위해서도 기꺼이 봉사할 것”이라며 “전 세계 지역 교회가 시노드 정신으로 함께하는 이때에 이주민들과 함께 걸어가려는 교회의 노력이 ‘당신 백성 안에서 함께 걸어가시는 하느님’을 드러내는 복음의 징표로 이 세상에 전파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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