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창립 50주년 감사 미사가 봉헌된 23일, 함세웅 신부가 강론을 하고 있다.(사진=이힘 기자)
[앵커] 이 땅의 민주화와 인권 향상에 앞장서 온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23일 창립 50주년을 맞았습니다.
민주화의 성지인 서울 명동대성당에선 ‘암흑 속 횃불’이 돼준 사제단 창립 50주년 감사 미사가 봉헌됐습니다.
이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대교구를 비롯해 전국 각 교구에서 모인 사제들이 입당합니다.
50년 전, 민주화와 인권의 암흑기였던 1974년 순교자성월에 닻을 올린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사제들입니다.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23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창립 50주년 감사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감사 미사는 50년 전 사제단 창립을 함께한 전주교구 문규현 신부가 주례를, 강론은 서울대교구 함세웅 신부가 맡았습니다.
반세기가 지나 검었던 머리카락은 백발이 된 지 오래지만, 이 땅의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드높였던 그 목소리는 변함이 없습니다.
<함세웅 신부 / 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
“(성경에) ‘주님의 사제들은 정의의 옷을 입고 주님을 믿는 자들의 입에서는 기쁨의 환성이 터지게 하소서.’ 정의의 옷을 입고 사제들 다 지금 장백의 입었습니다. 또 베드로 전서 말씀에 의하면 모두가 사제입니다. 보편적 사제라고 얘기하고 있잖습니까? 오늘 이 50년의 미사, 우리 모두 정의의 옷으로 갈아입는 시간입니다.”
미사에 이어진 축하식에서 수원교구 최재철 신부는 사도좌 정기방문으로 감사 미사에 참석하지 못한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의 축사를 대독했습니다.
<최재철 신부 / 수원교구·이용훈 주교 축사 대독>
“교회의 사회복음화 사명을 충실히 수행한 사제단 여러분의 노고와 헌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하느님의 사제로서 성교회의 복음 정신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정의와 평화를 위해 정진하시기를 바라며 무엇보다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여러 계층의 소외된 이들을 돌보며 구체적 사랑을 전하시길 희망합니다.”
사제단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조작사건의 진실을 알린 민주교도관 안유씨와 전병용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습니다. (0331)
아울러 사제단은 창립 50주년 성명서를 발표하고 앞으로도 이 땅의 정의구현을 위해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0348)
<전종훈 신부 / 서울대교구 ·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전 대표>
“지나온 50년을 돌아보고 나아갈 50년을 내다봅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을 살고 있으니 우리는 두려움 없이 내일을 건설할 것입니다.”
사제단은 오는 11월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창립 50주년 심포지엄을 열어 지난 반세기를 성찰하는 시간도 마련할 예정입니다.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정의를 기초로 인간의 존엄과 인권, 민주화, 평화, 통일 등의 가치를 지향으로 1974년 9월 26일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순교자 찬미 기도회를 계기로 창립됐습니다.
사제단은 1970~80년대 군사독재 시절 가난하고 소외된 민중들의 횃불로서의 역할을 해왔으며, 민주화 운동과 통일 운동, 생명과 인권 존중을 위한 운동에 앞장서왔습니다.
CPBC 이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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