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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청년이 청년에게(송란희 가밀라, 한국교회사연구소 학술이사) | 2024-0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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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의 특징에서 새롭게 주목해야 할 키워드 ‘청년’의 자발적 ‘헌신’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70만∼100만 명 참석 예상 한국 찾는 외국 청년들에게 한국 교회 역사·문화·예술 이야기해 줄 청년 양성 교육 있나 ‘청년 성지순례 해설사’들과 순례길 걷고 교회 미래 희망하며 신앙의 기쁨 나눌 수 있기를 한국 교회의 특징으로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이 사제 없이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신앙 공동체를 조직했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새롭게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청년’이며 그들의 자발적 ‘헌신’입니다. 한국 교회의 첫 세례자 이승훈 베드로는 1784년 세례받을 당시 나이가 27세였고, 첫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는 32세에 전주 풍남문 밖에서 순교했으며, 첫 사제 김대건 안드레아는 25세에 새남터에서 순교했습니다. 호남의 사도 유항검은 28세에 전라도 지역 최초의 신자가 되었고, 내포의 사도 이존창은 25세에 고향 여사울로 내려가 천주교 신앙을 전했습니다. 교회에 청년이 없다는 걱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특히 팬데믹을 거치면서 이러한 어려움은 더해진 듯합니다. 올해 1월 「한국천주교회 코로나19 팬데믹 사목 백서」(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나왔습니다. 2020~2022년까지 3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교회 안에 드러난 문제점들을 살피고 이에 대한 사목 과제와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보고서로 문헌 연구와 통계 분석 외에 다양한 계층의 설문조사 결과가 실렸습니다. 예상 외로 청년들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신자로서의 긍지나 자부심, 본당에 대한 소속감, 친교 공동체에 대한 의식 등이 다른 연령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아졌고, 팬데믹 이후 본당 단체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의견도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한국 교회의 우선적 사목 대상을 묻는 항목에는 스스로 ‘청년’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습니다. 한국 교회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기도로 신자들의 마음을 모으고 필요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에는 70만∼100만 명이 참석해 최단 기간에 가장 많은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하는 행사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는 여러 보도를 보면서 박물관·미술관·소비산업 등 교회 밖에서도 관심을 갖고 서울 WYD 특수를 기대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이 시점에 한국을 찾는 청년들에게 한국 교회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예술을 이야기해 줄 청년을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청년을 대상으로 한국 교회사를 강의하고 성지순례 해설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나요? ‘청년이 청년에게’ 한국의 성지를 함께 걸으면서 성지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초기 한국 교회 신자들이 보여준 굳은 신앙심과 그들이 남긴 유산을 가슴 뛰게 설명할 수 있는 청년들이 교회 안에 있나요? 한국의 사회와 문화에 교회가 어떠한 영향력을 미쳤으며 오늘날 한국 교회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를 그들의 반짝이는 표현으로 설명해 줄 수 있는 청년들이 키워지고 있나요?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환대’를 교회가 복음의 정신에 얼마나 스며들었는지 확인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하셨는데 청년들은 한국 교회의 고쳐야 할 점 1위로 ‘환대 부족’을 꼽았습니다. 3년 뒤 한국을 찾은 세계 청년들이 한국 교회의 따뜻한 환대를 받으며 ‘청년 성지순례 해설사’들과 순례길을 걷고 성지에서 교회 미래를 희망하고 신앙의 기쁨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느님을 첫 자리에 모시고 마리아의 몫과 마르타의 몫을 식별해야 할 때입니다. 송란희 가밀라(한국교회사연구소 학술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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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9-10 오후 3:12:05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