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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 담긴 손짓’으로 전하는 특별한 찬양 2024-09-04

“누군가의 언어인 수어로 율동 찬양을 하는 건 참 좋은 일 같아요. 움직임에 진짜 의미가 실리니까, 주님을 찬양하는 우리의 마음도 깊이 있게 곱씹게 되죠.”


이렇듯 “미사 때 바치는 율동이 단순한 몸짓을 넘어 뜻이 담긴 찬양의 언어가 되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수어 율동 찬양을 하는 서울대교구의 두 본당 어린이·청소년들이 있다. 신월동본당(주임 백종연 바오로 신부) 어린이 ‘율찬부’(율동찬양부), 성내동본당(주임 임병헌 베드로 신부) 청소년 수어 찬양부 ‘라우스’다.



신월동본당 율찬부는 성가뿐 아니라 몸짓으로 이뤄진 율동으로도 하느님을 찬양할 수 있다는 것을 어린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20여 년 전 결성됐다. 부원들은 매주 어린이 미사 때 자비송부터 하느님의 어린양까지 창미사곡을 수어 동작이 엮인 율동으로 봉헌한다. 일상적 동작이 아니라 수어 동작으로 율동을 짜는 것은 어린이들이 창미사곡 가사의 의미를 잘 알고 기억하게 해주기 위해서다.


부원들은 율동 찬양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수어 단어를 익힌다. 이는 청각장애인 신자처럼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기회가 된다. 어딘가에서 율동을 보며 기뻐할 청각장애인 신자를 떠올리면 ‘뜻이 담긴 작은 몸짓만으로도 누군가에게 힘을 주는 기쁨이 얼마나 무진장한지’ 눈뜨게 된다. 율찬부 담당 김진선(베카) 교사는 “장애 따위 장벽이 되지 않고 모두가 함께 기도할 수 있다는 가르침도 부슬비에 옷이 젖듯 스며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원 장채민(미카엘·초등학교 3학년) 군은 “다음에는 청각장애인 신자들 앞에서 율동을 보여주며 한자리에서 함께 찬양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내동본당 ‘라우스’는 코로나19 이후 청소년들이 미사 전례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고민한 부주임 문재현(바오로) 신부의 뜻으로 결성됐다. 문 신부는 “기도는 말뿐만이 아니라 우리라는 존재의 모든 것을 통해 가능하다”며 “특히 중요한 미사곡을 음성만이 아닌 몸짓, 그중에서도 누군가의 언어인 ‘수어’를 사용한다면 특별한 찬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창 부끄럼을 많이 타는 사춘기, 제대 앞에 나가 어려운 수어를 외워서 찬양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시작은 ‘주님의 기도’ 한 곡이었지만 지금은 본당 홈페이지에 네 개의 미사곡 수어 동영상을 올릴 정도로 적극적이 됐다. 언젠가는 특송도 준비하고 싶다고.


수어 찬양을 제안한 담당 임재경(미카엘라) 교사는 “수어로 단어 하나하나를 표현하면서 함께 찬양하다 보면 가사를 더 곱씹어보면서 온 마음을 다해 자신을 봉헌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단장 조용성(다니엘) 군은 “우리가 대표로 앞에 나가 이런 식으로도 기도하고 찬양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보람”이라고 말했다.


신자들 반응도 긍정적이다. 성내동본당 자모회장 이경옥(안나) 씨는 “시간이 지나며 아이들 눈빛이 진지해지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해 우리도 열심히 따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박효주 기자 phj@catimes.kr
[가톨릭신문 2024-09-04 오전 8:52:03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