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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는 순교 신심 새기며 우리 신앙 점검하는 기회 | 2024-09-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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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복시성만 강조하면 꽃과 열매만 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그보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성인이라고 하는 아름다운 꽃을 피울지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원주교구 순교자현양위원장으로서 ‘희망의 순례’를 이끌고 있는 배은하 신부는 8월 27일 희망의 순례에 담긴 궁극적인 의미에 대해 “결국 순례를 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신앙’이 무엇이었는지를 돌아보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배 신부는 황창연(수원교구 성필립보생태마을 관장) 신부와 함께 2022년 최양업 신부 시복을 위한 희망의 순례를 시작한 사제다. 배 신부는 “2021년 최양업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황창연 신부와 관련 강의를 하며 최 신부님의 행적을 발로 쫓아가는 과정을 거쳤다”면서 “이를 통해 최 신부님이 얼마나 힘든 길을 다니셨는지 몸으로 다시금 느끼게 됐고 이를 신자들에게도 알리고자 하는 마음에 순례지 30곳을 선정해 이듬해부터 순례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첫 시작 때 희망의 순례는 몇십 명 정도가 참여하는 ‘소소한 규모’였다. 하지만 현재는 순례 안내 책자인 「희망의 순례자」가 3만 부 넘게 팔리고, 전국에서 찾아온 완주자만 수천 명에 달할 정도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배 신부는 “교회와 신자를 위해 헌신한 최양업 신부님을 위해 전국 신자들이 한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데 감사드린다”며 “최양업 신부님의 영성을 배우고 따르려는 신자 역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배 신부는 희망의 순례 완성을 위해서는 ‘질적 성장’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신부는 “순례할 때에는 참여도 중요하지만, 신부님의 삶과 각 순례지 안에 어떤 이야기와 의미가 담겨 있는지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황창연 신부와 함께 준비했던 최양업 신부님 관련 강의나 서한 등 내용을 먼저 잘 숙지하고 순례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 신부는 현재 한국 교회가 겪는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최양업 신부 시복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 신부는 “한국 교회의 성인·복자는 모두 순교자이지만 유일하게 최양업 신부님만이 증거자로서 가경자로 선포됐다”면서 “최 신부님의 시복은 삶 속에서 신앙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신앙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배 신부는 또 “최근 한국 교회가 청년 부족 등 신앙이 위축되는 현상을 겪는 데에는 ‘찾아가는 사목의 부재’ 탓도 있다”며 “해마다 7000리를 걸으며 ‘양 떼를 찾아가는 사목’을 실천하셨던 최 신부님의 모습은 우리 사제들에게도 사목의 모범을 보여주고 계시다”고 말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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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9-04 오전 7:52:01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