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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숲 해설가는 통역사 | 2024-09-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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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창문을 열어 밖을 본다. 작은 숲이 눈에 들어온다. ‘아침 숲’을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하는 일상이 참 좋다. 숲은 좋아하지만 등산은 즐기지 않는다. 그래서 숲은 바라보는 것이라 말하곤 했다. 그래도 가끔 숲에 들어가 숲길을 걷는 사람들을 본다. 하지만 숲에 들어왔으면서도 산소를 내뿜는 나무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지 못한다. 대다수가 숲을 이루는 나무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숲이 말을 건네도 듣지를 못한다. 이제는 바라만 보던 그 숲으로 들어왔다. 숲이 말하는 것을 듣기 위해서다. 숲 해설가가 되었다. 누군가 “숲 해설가는 자연의 빛깔과 모양들이 담고 있는 생태적 언어를 인간의 언어로 통역해 숲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람이다”(「숲의 언어」 남영화)라고 설명하였다. 여기에 사제로서 숲 해설가는 “모든 피조물이 자신의 존재를 노래하고 있음을 알아채고, 하느님의 사랑과 희망 안에서 기쁘게 살아가는”(「찬미받으소서」 85항 참조) 사람이다. 숲이 전하는 메시지를 듣고, 역설적인 무언의 음성을 사람의 언어로 통역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숲을 통해 말씀하기는 하느님의 음성을 전해야지, 자신의 소리를 전해서는 안 된다. 조심해야 할 일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주변에는 작지만 예쁘고 신선하며 준비된 숲이 정말 많다. 아침마다, 아니 늘 내 앞에 펼쳐진 건강한 숲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왜 숲에다가 나의 시간을 보태고, 숲이 왜 내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숲을 생각하고 숲을 이야기할 때가 좋다. 이때가 숲과 내가 하나가 되는 행복한 순간이다. 그 안에서 창조의 신비를 깨닫고, 하느님께서 다양한 나무들을 통해 말을 건네 오심을 알아들으려 귀를 여는 그 순간이 행복하다. 숲의 언어를 신앙의 언어로 통역해 내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건강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한다. 하느님께서 참 좋은 몫을 주셨다. 나는 사제이면서 숲 해설가이다. 신성근 신부(청주교구/산림교육전문가/숲 해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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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9-04 오전 7:52:01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