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00세로 한국 교회 최고령 주교인 윤 대주교는 박정일 주교와 같은 함경남도 덕원신학교 출신으로, 신학교가 강제해산되기 전까지 함께 생활했다. 2살 터울인 박 주교가 신학생 때 윤 대주교가 부제로 지내며 훗날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 동시대 한국 교회를 위해 함께 헌신하고 사목한 각별한 동료 주교였다. 윤 대주교는 이날 박 주교를 추모하며 분향 후 잠시 깊은 침묵 속에 기도를 바쳤다.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도 함께 기도했다.
평소 박 주교는 가족들에게도 신학생 시절 윤 대주교와의 추억을 자주 이야기하면서 때마다 “윤 대주교님을 뵈러 가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요양원 입원과 병환으로 장거리 이동이 어렵게 된 이후로는 만나지 못한 것을 늘 아쉬워했다고 한다.
조문을 마친 윤 대주교는 “평소 박 주교님과 통화를 할 때마다 주교님이 여러 차례 ‘그립다’, ‘꼭 보자’고 하셨는데 만나지 못했다”며 그리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