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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성당은 언제나 ‘예스 키즈존’…눈총 사라지고 은총 가득한 미사 | 2024-08-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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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유아실에 격리되지 않고 성당에서 교우들과 함께 미사에 참례하는 것, 아무도 눈총 주지 않는 것만으로도 저희는 아이들과 성당에 나올 용기를 받아요.” 8월 24일 인천교구 시흥 은계성당(주임 김용수 마태오 신부) 어린이미사 앞자리는 본당 영유아분과 소속 젊은 부모들과 그들의 영유아 자녀들로 가득 찼다. 주임 김용수 신부가 일찍이 사용 금지한 유아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한 살배기부터 만 6세까지의 아이들은 성가에 신나서 엉덩이를 흔들다가 기도 소리에 풋잠이 들고, 이따금 칭얼대면서도 부모를 따라 기도 손을 모으고 자연스럽게 믿음을 배우고 있었다. 신자들은 전례에 집중하면서도 아이들을 보며 “아기 예수님도 저러셨을 거야”라며 흐뭇한 미소만 띄워 올렸다. 이렇듯 영유아가 어린이미사 외 그 어느 미사에 나와도 환영하는 본당 분위기는 5월 사목회 의결을 통해 분과가 열리면서 조성됐다. 본당 신자 대다수임에도 정작 소외된 집단이었던,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의 신앙생활 부담을 덜어주는 취지다. 본당은 신도시 은계택지에 있어 어린 자녀를 둔 35~44세 신자가 가장 많다. 이들은 청년회와 초등부 자부모 사이에 끼어 있는 사목 대상이기도 해 사목적 배려가 필요했다. 분과는 젊은 부부들의 신앙생활을 돕고 그들 의견을 청취한다. 교리교육을 전공한 김 신부는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부모와 함께 미사를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영유아가 미사를 방해한다는 눈초리로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해 왔던 젊은 부모들에게 힘을 주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데는 신자들도 공감했다. 분과는 젊은 부부가 영유아를 데리고 미사에 자연스럽게 나올 여건과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쓴다. 영유아 배려석도 마련해 그들이 성당에서 마음 편히 미사에 참례하도록 했다. 매달 마지막 주는 ‘성가정 주일’로 지정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전례 봉사에 참여하는 역동적 가정 미사를 봉헌한다. 분과를 통해 영유아 자부모회가 형성되니 부모 간 교류와 신앙적 위로가 가능해졌다. 아이 발달 수준에 따른 신앙 지도 관련 정보 교환도 이뤄진다. 어느 무렵 아이에게 어떤 기도문을 터득하도록 유도하면 좋을지, 조금 더 먼저 아이를 키워본 분과원이 알려준다. 신자들도 영유아와 함께하는 미사를 흔쾌히 받아들인다. 아이가 울어도 뒤를 쳐다보는 일은 없다. 사제에게 안수받기 전, 시키지 않아도 “아멘” 하며 꾸벅 절하는 이로이(루카·33개월) 군은 벌써 이름난 귀염둥이가 됐다. 좀 더 큰 아이들은 자기보다 얌전한 영유아를 보며 스스로 차분해진다. 젊은 부부들은 “소외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 가장 기쁘다”고 입을 모은다. 아들 로이 군을 데리고 매일 미사를 다니는 김진숙(마리아) 씨는 “영유아 부모에 대한 편견 때문에 레지오 등 단체에 가입할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포용 받는다는 확신이 생기자 용기가 싹 텄다”며 웃었다. 김 신부는 “본당은 가정과 함께 어린 세대 신앙인에게 믿음을 전수하는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자연스러운 전수를 위해 모두가 함께하는 기도와 미사 생활을 이루려면 서로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정을 중요시하는 교회의 입장대로, 가정이 초기부터 신앙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사목적으로 동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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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8-28 오후 2:32:16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