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천경자 데레사 화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꽃과 여성', '한과 고독'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 천 화백의 작품을 비롯해 동시대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윤하정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천경자 화백과 한복을 입은 어머니, 줄에 걸린 색색의 천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작품 '옷감집 나들이'.
1950년대 초 작품으로 대중에게 최초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화사하고 평화로운 작품 '꽃과 병사와 포성'은 천 화백이 1972년 베트남전쟁 당시 종군 화가로 현장에서 작업했습니다.
그간 국방부가 소장하다 역시 처음으로 일반 공개된 작품입니다.
기획전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은 천 화백과 그의 동료·제자 등 여성 작가 23인의 작품세계를 시대적인 배경과 함께 살펴보는 전시입니다.
일제강점기인 1924년에 태어나 한국전쟁을 겪은 천 화백의 활동 전반기는 이른바 왜색을 탈피하기 위해 채색화를 부정하던 시기.
하지만 화백은 한국화 혹은 동양화의 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작품을 선보였고, 이러한 화풍이 당대 미술계와 홍익대 재직 시절 제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총 86점의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희진 /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천경자 작가님이 굉장히 화려하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유명하지만,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전쟁을 겪고 여러 정치·사회적인 영향을 받은 세대로, 자신이 겪은 삶을 작품에도 많이 반영한 작가입니다."
1998년 천 화백이 기증한 작품 93점을 토대로 다양한 전시를 개최해 온 서울시립미술관은 10년 만에 새로운 상설전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도 기획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특유의 화려하고 몽환적인 채색화와 여인상, 당시로서는 쉽지 않았던 다채로운 해외여행을 통해 확장된 작품세계, 또 해외 문학과 공연 등에 대한 화백의 사색이 드러난 작품 30점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상당수는 오랜 기간 대중에게 선보이지 않았던 작품입니다.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전은 11월 17일까지 서소문본관 3층에서,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는 2층 천경자 컬렉션 전시실에서 상설 전시됩니다.
두 전시 모두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CPBC 윤하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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