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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군화가 천경자 ‘꽃과 병사와 포성’ 최초 공개 | 2024-0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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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전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 상설전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서 천경자(데레사, 1924~2015)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두 건의 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리고 있다. 먼저 기획전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은 천 화백과 그의 동료·제자 등 여성 작가 23인의 작품세계를 시대적인 배경과 함께 살펴보는 전시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한국전쟁을 겪은 천 화백의 활동 전반기는 이른바 왜색을 탈피하기 위해 채색화를 부정하던 시기다. 하지만 화백은 한국화 혹은 동양화의 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작품을 선보였고, 이러한 화풍이 당대 미술계와 제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총 80여 점의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 천 화백이 1950년대 초 작업한 ‘옷감집 나들이’와 1972년 베트남전쟁 당시 종군화가로 현장에서 작업한 ‘꽃과 병사와 포성’이 대중에게 최초로 공개됐다. 또 한국동양화유럽순회전에 출품됐던 ‘향미사(1969)’, 1978년 열흘간 4만 명의 관람객이 찾은 개인전 출품작 ‘초원’(1973년) 등 시기별 주요 작품 10여 점도 선보인다. 전시를 기획한 서울시립미술관 한희진 학예연구사는 “천경자 작가님이 굉장히 화려하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유명하지만,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전쟁을 겪고 여러 정치·사회적 영향을 받은 세대로 이를 작품에도 많이 반영했다”고 말했다. 또 “어떤 틀이나 형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추구했던 작품과 달리 자신의 삶에 있어서는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생계나 육아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당대 내로라할 실력을 지닌 다른 여성 작가들의 작품에서도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시는 천 화백을 비롯한 동시대 여성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미술계 등용문이었던 조선미술전람회(1922~1944)·대한민국미술전람회(1949~1981), 광복 이후 이화여대와 홍익대·서울대 등에 설립된 미술대학, 여러 동양화 단체 등 국내 미술계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서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1998년 천 화백이 기증한 작품 93점을 토대로 그동안 다양한 전시를 개최해왔다. 지난 2002년 처음 기획된 ‘천경자의 혼’ 이후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 등 상설전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10년 만에 새롭게 기획한 상설전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도 최근 개막했다.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는 화백이 1986년 저술한 여행 수필의 제목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특유의 화려하고 몽환적인 채색화와 여인상, 당시로서는 쉽지 않았던 해외여행을 통해 세계 곳곳을 누비며 확장한 작품세계, 또 해외 문학과 공연 등 문화예술에 대한 화백의 관심과 사색이 드러난 작품 30점을 소개한다. 이 가운데 19점은 오랜 기간 대중에게 선보이지 않았던 작품이다. 화백은 평소 문학작품에 심취했고, 1950년대~1990년대까지 18권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상설전에서 화백이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었던 이탈리아 베로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배경이 된 미국 뉴올리언스, 소설 「폭풍의 언덕」의 배경인 영국 하워스 등을 화폭에 담은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1924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천 화백은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를 나온 뒤 홍익대 교수·국전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했고, 대한미협전 대통령상(1955년)·은관문화훈장(1983) 등을 수상했다. 2015년 미국 뉴욕에서 선종해 현지 성당에서 장례를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은 11월 17일까지 서소문본관 3층에서,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는 2층 천경자 컬렉션 전시실에서 상설 전시된다. 두 전시 모두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문의 02-2124-8800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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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8-21 오후 2:32:14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