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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고통 겪는 카메룬에 ‘모자보건센터’ 짓습니다 2024-08-20

 

‘도움이신 마리아 수녀회’ 카메룬관구(관구장 김지연 아가타 수녀)는 임산부를 포함한 여성과 아이들을 에이즈와 풍토병에서 보호하고 치료하기 위해 카메룬 바푸삼에 모자보건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바푸삼에는 난민들이 많이 모이고 있는데 대부분이 노약자와 여성, 아이들이다. 카메룬의 북서부 지역 바멘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내전에 의한 피난민들이 주로 바푸삼으로 온다. 카메룬은 제1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와 영국의 식민지로 분할됐다가 합병한 후 프랑스어권 중심으로 발전했다. 이에 소외된 북서부 영어권 지역은 바멘다를 중심으로 반정부 무장투쟁을 일으켰다. 바멘다 내 병원은 정부군 치료용으로 전락해 일반 국민들은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남성들은 내전으로 상당수가 전사했다.

 

 

도움이신 마리아 수녀회는 바푸삼에 있는 피정의 집을 개방해 난민들을 받아들여 돌보고 있다. 또 난민촌 가정들을 일일이 방문해 구호품을 전달하고 의료지원을 하고 있다. 그런데 비싼 에이즈 치료약 등을 개인적으로 구입해 제공해야 해서 자금 부담이 큰 상황이다. 모자보건센터를 세워 정부 지원을 받으면 환자들에게 에이즈와 폐결핵 치료약을 무료로 제공할 수 있다. 카메룬의 에이즈 환자는 2016년 기준 공식적으로 56만 명이지만 현재 비공식적으로는 300만 명 이상까지도 추산된다. 뿐만 아니라 모자보건센터가 있으면 기본 검사를 통해 말라리아, 장티푸스 같은 풍토병과 영양실조까지 환자들 치료와 지원이 가능하다.

 

 

모자보건센터 건물은 난민들을 돌보고 있는 피정의 집을 개조해 사용할 예정이다. 의료진으로는 약사인 김지연 수녀 외에 구호 활동 중인 현지 간호사 수녀도 있다. 그러나 초음파·엑스레이 기기나 인큐베이터 등 의료기기, 소변·혈액 검사를 위한 기기 등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 산파나 간호조무사 등 운영을 위한 직원들의 임금도 문제다.

 

 

김 수녀는 “바푸삼은 국경 지역인 데다 난민이 많은 곳이라 모자보건센터 필요성이 높은 곳”이라며 “한국에는 카메룬의 내전 소식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바푸삼은 도움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인터뷰 - 도움이신 마리아 수녀회 카메룬관구장 김지연 수녀
“슈바이처처럼, 인간적인 성장 돕는 의료 선교 꿈꿉니다”
“제 어릴 적 꿈이 슈바이처처럼 아프리카에 가서 의료 선교를 하는 것이었어요. 바람대로 약사가 된 뒤 수녀회에 입회해 카메룬에 갔네요.” 어릴 적 꿈을 실천에 옮긴 ‘도움이신 마리아 수녀회’ 카메룬 관구장 김지연(아가타) 수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였다. 김 수녀는 바푸삼에 있다가 두알라에 8년간 머문 뒤 지난해와 올해 다시 바푸삼으로 와 차로 7시간 정도 걸리는 두 곳을 오가며 바쁘게 지냈다. “두알라에는 이미 교구 조산원이 있어 혜택을 많이 받고 있어요. 바푸삼에도 모자보건센터가 생기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바푸삼 난민촌의 난민들은 오랜 피난 생활로 영양실조와 풍토병 환자들이 많다. 김 수녀는 “우리가 준비한 바나나, 옥수수, 생수 등 식품과 의류 구호품이 수요에 비해 늘 턱없이 부족해서 한계를 느끼곤 했다”며 “게다가 코로나19가 겹쳤을 땐 병원마다 의약품이 부족해서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많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마침 한국의 한 기관과 약대 동창회의 도움의 손길이 와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있었다. 김 수녀는 그때 오병이어의 기적이 떠올랐다고. 카메룬의 유일한 가톨릭 선교사라는 김 수녀는 이제 모자보건센터 설립으로 바푸삼에서의 본격적인 의료 선교를 꿈꾼다. “우리 수녀회의 사명은 ‘사람들의 인간적이고 영적 성장을 돕는다’예요. 피정의 집 등으로 영적 성장을 도울 수 있었으니 이젠 인간적인 성장을 돕는 의료 선교 차례라고 생각합니다.”
※ 후원: 국민은행 594801-01-363701 인천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도움이신 마리아 수녀회)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

 

[가톨릭신문 2024-08-20 오후 4:12:00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