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뉴스
- 전체 2건
참사 55일째, 사고 현장 찾은 ‘아리셀 희망버스’ | 2024-08-20 |
---|---|
경기도 화성의 일차리튬전지업체 아리셀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55일을 맞아 전국에서 ‘죽음과 차별을 멈추는 아리셀 희망버스’가 출발해 화성에 집결했다.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8월 17일 각 지역에서 출발하는 ‘아리셀 희망버스’ 60여 대에 탑승해 화재 현장에서 사망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화성 시내를 거리 행진하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리셀 희망버스에는 피해자 유가족을 시작으로 문화예술계, 종교계, 노동계와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 주최 측 추산 2000여 명이 함께 했다. 참가자들은 화재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 담벼락에 추모 의미를 담은 하늘색 리본을 달고 임시 분향소에서 조문했다. 이어 화성 시내 기업은행사거리(남양사거리)에서 화성시청까지 약 2km를 행진했다.
화성시청 앞에선 전국노동자 풍물패 행진과 추모 공연, 대표단 발언, 유가족 발언 등이 이어졌다. 이들은 이번 참사에 있어 진상규명에 진전이 없다고 비판하며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 수립, 차별 없는 피해자 권리보장, 「파견법」 폐지를 요구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로서 발언에 나선 예수회 김정대(프란치스코) 신부는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피해자들의 고통스러운 얼굴에서 예수님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본다”면서 “연민의 하느님께서 외치는 연대이기도 한 이 희망버스는, 행정당국과 아리셀 책임자, 하청을 준 원청 사용자 등이 참사 피해자 및 유가족에게 예를 갖추고 올바르게 조사하며 책임자를 가려내라는 엄중한 경고”라고 말했다.
추모와 행진에는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위원장 김시몬 시몬 신부)와 남·녀 수도회 수도자들도 여럿 함께했다. 김시몬 신부는 “오늘 모인 이들이 요구하고 나선 것들은 사실 당연히 이뤄져야 하는 것들”이라며 “위험한 리튬전지를 다루는 공장임에도 노동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부족했던 것 등 여러 지표에서 예견된 사고였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도 열악한 노동환경이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연대하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한국 천주교 여자 수도회 장상 연합회 JPIC 분과장 조선형(나자레나) 수녀는 “어떤 일자리에 있어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내국인에 비해 더 열악하고 불평등한 곳으로 내몰리는 게 현실”이라며 “국가는 물론이고 교회도 하느님의 보편적인 선을 지향한다는 부분에서 모든 노동자를 더 많이 챙기고 보호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6월 24일 발생한 아리셀 공장 화재로 23명의 사망자와 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특히 사망한 23명 중에는 18명이 외국인 노동자였다.
|
|
[가톨릭신문 2024-08-20 오전 11:32:00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