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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미신과 미신적 행위 | 2024-08-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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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미혹시키는 신앙을 ‘미신’(迷信)이라고 한다. 합리적 근거가 없다는 점에선 ‘맹신’(盲信)이기도 하고, ‘현세기복’이란 말과도 통한다. 올바른 신앙을 저해한다는 점에선 ‘사이비 신앙’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미신에 집착할까? 자신의 행동에 뭔가 불안감을 덜고 통제력을 갖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래서 미신은 일종의 마음 속임수다. 다만 미신을 말할 때, 자신의 종교 입장에서 다른 종교들을 다 미신이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 이유는 “(다른 종교들 안에서) 제거되어야 할 요소들도 있지만, 올바로 쓰기만 하면 그리스도의 신비에… 매우 보탬이 되는 다른 요소들도 많다”(요한 바오로 2세 「현대의 교리교육」 54항)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 비교적 가까이에 있는 ‘무속’을 예로 든다면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거기엔) 확실히 일정한 한계가 있다. 종교로서 기형적이며 미신으로 향하기도 한다”고 위험시하면서도, “(적절히 선도된다면) 하느님께 대한 갈망을 볼 수 있다”고 했다.(「현대의 복음선교」 48항) 분별을 말한 것이다. 그렇다면 미신적인 행위에 대하여 성경은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미신행위를 하는 이유는 일방적으로 삶의 여유를 추구하거나(예레 44,16 이하), 마술적인 것에 매혹을 느끼기 때문(사도 8,9 이하) 이라고 말한다. 또한 미신, 곧 미혹시키는 신앙에 대하여 “너희는 점을 쳐서도 안 되고”(레위 19,26), “우상숭배해서는 안 된다”(신명 4,19), “점쟁이들과 해몽가들과 요술사들과 마술사들의 말을 듣지 말라”(예레 27,9 또는 신명 18,11)고 거듭 말한다. 미신에서 한발 더 나아가면 ‘이단’이 되고 ‘사이비’ 신앙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해서 신약은 ‘그리스도의 적’(1요한 2,18;4,3, 2요한 8장) 혹은 ‘거짓 예언자’(1요한 4,1, 2베드 2,1)라고 부르면서 주의를 요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교회는 제1계명에 어긋나기 때문에 미신을 죄악으로 본다. 우상숭배이기 때문이다. ‘점, 마술, 부적, 대체요법(악용된 경우) 등’이 그것이다. 미신 자체도 문제지만 미신적인 행위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귀가 너무 얇거나,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릴 때 미신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미신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마음이 불안할 땐 성당을 찾아가 하느님께 차분히 기도를 드리는 것이 지혜로울 것이다. 인간의 말보다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것이 더 현명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스로 흔들리는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세상에 믿을만한 존재가 하느님 말고 누가 있는가. 여기서 에제키엘 예언자의 말을 새겨듣자. “정화수를 끼얹어 … 온갖 우상을 섬기는 중에 묻었던 때를 깨끗이 씻어 주고 새 마음을 넣어 주며, 새 기운을 불어넣어 주리라.”(에제 36,25-26) 글 _ 유희석 안드레아 신부(수원교구 제1대리구 구성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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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8-20 오전 9:52:04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