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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도회 선교사 눈에 비친 100년전 한국은 2024-08-14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에 소장된 한국 사진들이 공개되면서 향후 교회사는 물론 100년 전 한국의 전통문화와 불교 등 타 종교사 연구에 귀중한 사료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사장 김정희, 이하 국외재단)은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조한건 프란치스코 신부, 이하 연구소)와 공동으로 8월 12일 성 베네딕도회 서울수도원 피정의집에서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사진 조사 성과 공개회’를 개최했다. 조사 성과 공개회에는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엔연합회 예레미아스 슈뢰더 총재 아빠스, 한국교회사연구소 재단 이사장 구요비(욥) 주교,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 등과 교회사와 복식사, 불교사 분야 연구자들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국외재단은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연구소와 함께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사진들에 대한 실태조사와 사진 이미지 고도화 작업, 조사자료 분석을 실시한 후 조사 성과를 담은 도록 형태의 보고서를 올해 발간했다.




이번에 공개회를 통해 알려지게 된 사진들은 1909년 이래 한국에 파견됐던 성 베네딕도회 소속 선교사들이 촬영한 것들이다. 대표적인 촬영자는 독일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엔연합회 첫 번째 총원장을 지낸 노르베르트 베버 총아빠스(Norbert Weber, 1870~1956)로 1911년과 1925년 두 차례 한국을 찾아 종교와 풍물, 민속 등을 담은 다양한 사진을 남겼다. 베버 총아빠스가 재임 기간 여러 지역교회의 필요에 따라 교육, 문화, 예술 등의 분야에서 지역 선교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개방적 선교정책을 펼친 것과 관련된다.


국외재단과 연구소는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과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총 2077점의 사진을 조사 완료했으며, 그중 한국이 아닌 곳에서 촬영된 203점을 뺀 1874점을 보고서에 실었다.


슈뢰더 총재 아빠스는 조사 성과 공개회 축사에서 “사진 아카이브의 다양한 자료들을 연구하면서, 우리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대륙과 문화를 잇는 이야기, 교회 및 수도원 공동체와 한국 국민 사이의 깊은 관계를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소 송란희(가밀라) 학술이사는 발표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사진 고도화 작업의 의의와 성과’에서 “이번 공개회는 연구 결과물들을 향후 사진 아카이브로 구축하고 폭넓게 활용하기 위해 사진 속에 담긴 역사적 사실을 보다 정확하게 읽어내야 하는 과제를 제시하는 자리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공개회에서는 이경률 중앙대학교 사진전공 교수가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사진 자료 매체의 성격’, 이용윤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고화질 한국 사찰 문화유산 사진 자료의 의미’, 대전교구 하기동본당 주임 김문수(야고보) 신부가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고화질 천주교 성당 건축 사진 자료의 특징’, 이은주 안동대학교 명예교수가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복식 사진 자료의 가치’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국외재단은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에서 조사한 한국 사진들을 국외재단 웹사이트 대국민서비스페이지(www.overseaschf.or.kr/archive)를 통해 공개했다. 한국 사진의 국내 온라인 공개와 활용은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의 협조로 가능하게 됐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가톨릭신문 2024-08-14 오후 2:52:11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