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화해평화플랫폼'이 13일 개최한 8.15 공동성명 발표 기자회견에서 일본 교회를 대표해 참석한 미츠노부 이치로 신부가 발언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일본 평화헌법 수호 촉구
일본 가톨릭 정의평화협의회 전문위원인 미츠노부 이치로(일본 예수회) 신부를 비롯한 한국과 일본 종교시민단체 대표들이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한·일 최대 규모의 종교시민사회 연대체인 ‘한일화해평화플랫폼’(이하 한일플랫폼)은 13일 ‘8·15 공동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일본 평화헌법 수호’ 등을 외치며 한·미·일 군사동맹과 역사수정주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일본 교회를 대표해 참석한 미츠노부 신부는 “올 여름 국민들의 관심이 파리올림픽에 쏠려있는 동안 일본 정부는 국가 주권과 관련된 중대한 전환을 서둘러 실행했다”고 전했다.
미츠노부 신부에 따르면, 7월 29일 열린 일본·미국·호주·인도 등 4개국 외무장관 회담에서 미·일 정부는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서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군 병력 증강과 일본의 군비증강, 미·일 군사 일체화 추진이라는 기존 노선을 제도화·고정화했다. 특히 일본 자위대는 사실상 미-인도 태평양군사령관 지휘 하에 들어가게 됐으며, 오키나와-남서 제도의 기지 강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등도 합의했다.
특히 미츠노부 신부는 “한반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오만하고 강권적인 태도는 현재까지도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고 있으며, 그것이 현재 미국에 대한 비굴한 종속을 통해 다시 군사강국이 되려는 의지와도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속내가 한반도 강제동원, 일본군 위안부 등 식민지 지배의 피해자에 대한 일관된 무반성과 무자비한 태도를 야기하고 있다”며 “일본에 만연한 이러한 역사 수정주의·역사 부정주의·혐오·차별에 대해 깊은 양심의 고통과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는 한일 시민의 목소리를 모아 양국 정부를 움직여 식민주의를 극복하고 평화로운 동아시아를 열어가기 위한 발걸음”이라며 “이러한 움직임이 더 많은 한일 국민 사이에서 확산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일플랫폼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일본 평화헌법 수호 △역사 수정주의·역사 부정주의 용납 불가 △식민주의 극복하고 평화로운 동아시아를 열어가는 노력 등을 발표했다. 성명은 또 “내년은 일본의 패전과 한반도 해방 80년을 맞이하는 해이자 한일 국교정상화 60년을 맞는 해”라며 “한일플랫폼은 한일 종교시민사회의 연대를 통해 역사 정의와 전후 보상 문제, 경제적 이익을 교환관계에 두는 ‘65년 체제’를 끝내고 과거의 잘못을 극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일플랫폼은 동아시아 평화와 비핵화, 역사정의 실현을 위해 매년 ‘8·15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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