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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보이지 않는 것들 | 2024-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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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스포츠인들의 축제인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지상파 방송은 종일 올림픽을 중계했고, 뉴스에서도 결과를 중요하게 다뤘다. 결승 경기가 있는 날이면 많은 이가 새벽까지 뜬 눈으로 지켜보기 일쑤였다. 잠을 청한 날이면 아침에 바로 확인하고 결과에 따라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스포츠 부문 최고 기량을 발휘하는 지구촌 선수들의 치열한 대결은 시청자 입장에서 더없는 재밋거리였다. 그야말로 축제다. 하지만 결국 경쟁이다 보니 순위는 나뉘고, 상대 선수를 비난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지만, 얼마 전까진 금메달을 못 따면 마치 죄 지은 듯 시상대에 오르는 우리나라 선수들을 보기도 했다. 올림픽이라는 화려함에 감춰진 것들이 참 많다. 메달 유무와 관계없이 국가를 대표해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서기 위해 극한의 노력을 기울인 과정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또 국가 간 스포츠 경쟁이 일어나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선 전쟁이 벌어져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기도 하다. 올림픽 기간이라는 핑계로 애써 외면하기도 했고, 실제로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숲 해설가로 인생 2막을 시작한 청주교구 신성근 신부는 “땅 아래에 보이지 않는 뿌리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하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 와중에도 나무와 식물은 딱 자신들이 필요한 정도로만 가지고, 서로의 성장을 돕고 있다고 했다. 사람이 개입하지 않으면 숲은 그 자체로 조화를 이룬다. 보이지 않는 땅 밑에서 공생을 이뤄내는 것이다. 때론 사람보다 훨씬 먼저 존재했던 자연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경쟁과 숫자에 파묻혀 보지 못한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선수들의 드러나지 않는 땀을 존중하고, 눈을 돌려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작은 손길을 내미는 행위들로도 충분하다. 그러다 보면 함께 살아가는 공생의 기쁨을 조금 더 맛볼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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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8-14 오전 11:12:15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