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마리아의 집 보일러실에서 보일러 교체를 위한 해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반도 전체가 불볕더위에 지친 요즘 벌써부터 추위를 걱정하는 곳이 있다. 미혼모 보호시설 춘천 마리아의 집(시설장 전순남 수녀) 이야기다.
마리아의 집은 1979년 춘천 효자동에 세워졌고 1985년 춘천 스무숲에 3층 규모의 새 둥지를 틀어 지금에 이르렀다. 오갈 데 없는 미혼모들의 출산과 양육을 돕는, 예비 어머니들의 소중한 보금자리다. 하지만 40여 년이 지나면서 마리아의 집은 건물 곳곳이 몹시 노후된 상태다. 보다 못해 2007년 증·개축을 했지만, 여전히 손볼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보일러다. 마리아의 집에서는 2002년부터 축열식 전기보일러, 일명 ‘심야 전기보일러’를 설치해 난방을 해결해왔다. 값싼 심야 전기를 이용해 물을 데우고 이를 물탱크에 저장했다가 주간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마리아의 집에는 20여 명에 달하는 미혼모와 아이들을 위한 난방을 위해 이런 물탱크 8개를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사용한 지 20년이 넘으면서 보일러의 물탱크 역시 고장 난 것이다. 석회질이 많이 섞인 지하수를 난방에 쓰다 보니 물탱크와 배관이 부식됐고 그 사이로 물이 새기 시작했다. 물이 보일러실 외부로 흘러나가 외벽 전체에 곰팡이가 피었고, 겨울이면 바닥에 얼음이 얼어 근처를 지나는 보행자가 미끄러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고장 때문에 난방을 제대로 하지 못한 날도 많았다. 결국 마리아의 집은 물탱크를 전면 교체하는 방법을 알아봤지만, 물탱크 하나당 6000만 원에 달하는 교체 비용 탓에 포기해야 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기를 수년. 올해 3월에 드디어 일이 터졌다. 보일러를 사용하던 중 연이어 물탱크가 고장 난 것이다. 이미 대다수 물탱크가 사용 불능이 된 상태. 9월만 돼도 날씨가 쌀쌀해지지만, 산모와 아이들이 난방도 없이 무방비로 추위에 노출될 상황에 처한 것이다.
결국 마리아의 집은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롭게 가스보일러를 설치하기로 했다. 문제는 역시나 비용. 기본 보일러·배관 철거 비용은 물론 난방에 사용할 도시가스와 수돗물을 들여오기 위해 새 관을 설치해야 한다. 사실상 건물 전체를 통째로 바꾸는 수준의 작업이다. 최소 1억 원이 투입돼야 하는 대공사다.
비용 마련을 위해 마리아의 집 수녀들이 백방으로 다니며 호소에 나섰지만, 힘에 부친 상황이다. 그렇다고 보일러 없이 한겨울 혹한을 보낼 수도 없는 노릇. 수녀들은 그저 보일러 공사를 마치고 산모와 아이들이 한겨울을 따뜻하고 편하게 쉴 수 있기만을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후견인 : 전순남 수녀 / 마리아의집 시설장
“마리아의 집은 아기를 출산해 양육하는 곳이기에 추위에 더 취약한 시설입니다. 강원도 산 아래 위치하고 있어 4월에도 눈이 옵니다. 또 9월 추석 지나면 아침기온이 많이 낮아져 보일러를 가동해야 합니다. 산모들과 아기들이 추위에 떨지 않고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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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마리아의 집에 도움을 주실 독자는 8월 18일부터 24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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