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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전 독일 수도자 눈에 비친 한국 | 2024-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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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사연구소·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20세기 초 희귀사진 1874점 첫선 생활상·건축물 담겨 역사적 가치 높아 20세기 초 이땅의 생활상과 민초들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희귀본 사진 2000여 점이 처음 공개됐다.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조한건 신부)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사장 김정희, 이하 국외재단)이 공동 조사해 발간한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을 선보이는 성과 공개회가 12일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서울 분원 피정의 집에서 개최됐다. 이날 공개회에서는 1911년 노르베르트 베버 총아빠스가 빌렘 신부의 안내를 받아 황해도 청계동 안중근(토마스) 의사 가정을 방문해 찍은 가족 사진 등 20세기 초반 한국의 모습을 생생히 담은 흑백·컬러 사진 1874점이 공개됐다. 지금은 확인할 수 없는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의 초기 내부 모습을 포함해 20세기 초 한국 성곽과 사찰 등 변하거나 사라져간 우리 문화유산의 원형과 당시 한국인들의 모습이 담겼다. 손에 닿을 듯 생생한 우리 선조들의 모습과 생활상이 담긴 희귀본들은 400쪽에 이르는 도록에 수록됐다. 100여 년 전 교회와 생활상을 소환해 담은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은 1909년 이래 한국에 파견된 성 베네딕도회 선교사들과 1911년, 1925년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한 노르베르트 베버 총아빠스가 촬영한 것을 엮었다. 특히 이번 조사 성과가 의미 있는 것은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자료를 새롭게 발굴함은 물론, 천연색 사진을 통해 본래의 색을 알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한국교회사연구소와 국외재단은 2016년부터 두 해에 걸쳐 오틸리엔 수도원 선교 박물관에 소장된 총 1021건, 1825점의 한국 문화유산을 조사했다. 이어 두 기관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오틸리엔 수도원 아카이브에 소장된 한국 관련 사진 2077점을 조사, 고화질 이미지를 확보했다. 이날 공개된 도록 형태의 책자에는 선별된 1874점의 사진이 수록됐고, 그중 118점은 주제별로 분류해 도판과 해설을 넣어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송란희(가밀라) 한국교회사연구소 학술이사는 이날 “다양한 희귀본을 소장하고 있는 오틸리엔 수도원 한국 사진은 우리나라 근대사 연구자료뿐 아니라 근대기록 문화유산, 민속사진으로서 가치가 있다”며 “사진에 담긴 역사적 사실을 보다 정확하게 읽어내는 연구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이사장 구요비 주교는 “100여 년 전 독일 수도자들의 눈으로 본 한국 모습이 경이롭다”면서 “우리 조상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통해 다양한 영감과 마주하는 은총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번 성과 보고회 참석차 방한한 상트 오틸리엔 연합회 예레미아스 슈뢰더 총재 아빠스는 “이 기념비적 사업은 오틸리엔 수도원과 왜관 수도원·한국교회사연구소·국외재단이 다년간 협력한 노력의 결실”이라며 “이번 사업은 사진의 역사,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 공동 유산에 대한 지속적인 유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왜관 수도원장 박현동 아빠스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독일까지 가서 이 중요한 작업을 해준 한국교회사연구소 관계자들과 조사에 참여한 모든 분과 조사에 아낌없이 협조해준 오틸리엔 수도원에 감사한다”면서 “다시 세상에 드러난 이들 사진이 다양하게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축하했다. 국외재단 김정희 이사장은 “재단은 그동안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선교 박물관 소장 한국 문화유산의 조사 및 보고서 발간은 물론 조선 시대 갑옷, 혼례용 단령 국내 기증 등 협력 관계를 지속해오고 있다”며 “이번에 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 자료를 공개할 수 있게 돼 오틸리엔 수도원에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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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8-14 오전 9:32:14 일 발행 ] |